[KT, 등급 불법 축소] 정치권 로비 의혹에 화재 책임론까지…노웅래 "황창규, 사퇴해야"

2018-12-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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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현지사 D등급 분류 논란…경영진 책임론 대두

- 정치자금법 위반·골프 접대 등 정치권발 구설수 논란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달 26일 열린 통신3사 CEO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KT가 또다시 정치권발 외풍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아현지사 시설 등급 축소 의혹으로 화재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혹독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아현국사가 화재 발생 3년 전인 2015년 11월부터 C등급 국가통신시설임에도 불구하고 D등급으로 축소 분류해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아현국사가 규정대로 C등급으로 분류돼 관리됐다면 대체설비와 우회망 확보가 의무화돼 통신재난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며 "KT는 위로금이 아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고 영업 피해와 정신적 피해보상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법 후원금 쪼개기 등 황창규 회장이 각종 구설수에 오르는 동안 KT는 통신시설 등급 축소 조작과 같이 국가통신망에 대한 기본적 책임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황창규 회장이 최종적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KT가 아현지사 등급 축소로 과기정통부의 시정명령을 받을 경우 화재 피해에 대한 책임론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특히 아현지사 화재에 대한 경영진 책임론은 황창규 회장에게는 치명타다. 황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선임된 만큼 정권 교체 후 교체설이 꾸준히 대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는데, 이는 황 회장 재임 기간 동안 KT가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고 그에 따른 실적 정상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황 회장이 기업 출신으로 관료 출신이었던 이석채 전 회장과는 배경이 다르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인력 감축이 아현화재 사태에서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여기에 등급 축소 의혹이 제재를 받는다면 황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김모 씨가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도 KT를 곤혹스럽게 한다. 의혹이 제기된 후 KT새노조는 김 의원을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새노조 측은 김 씨의 입사 및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KT의 적극적 협조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주헌 KT새노조 위원장은 "95년 해고당한 뒤 2007년 복직한 직원의 경우에도 인사자료가 다 남아있었다"며 "검찰 고발을 진행한 것도 인사 기록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새노조는 현재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KT그룹 채용 비리를 제보받고 있다.

KT는 특혜 채용 논란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채용이 이뤄진 시점이 이석채 전 회장의 재임 시절이라는 점을 들어 현 경영진과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특혜 채용 뿐만 아니라 최근 정치권과의 구설수가 잦은 점도 약점이다. KT는 올해 들어 황창규 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최근에는 청와대 특별감찰관 접대 논란이 불거지는 등 정치권과의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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