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사상한 강릉 펜션 사고와 관련해 19일 피해자들이 묵었던 아라레이크의 가스보일러를 띁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조사를 벌인다.
강원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사고 당일인 18일 진행한 아라레이크 펜션 사고 현장 감식에서 1.5m 높이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학생들이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실제 소방당국에 따르면 강릉 펜션 사고 피해자들은 거품을 물고 구토 중인 채로 발견됐다. 또한 펜션 내부를 측정한 결과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수치(20ppm)보다 8배가량 많은 155ppm에 달했다. 병원에서 측정한 피해자들의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25∼45%로 정상치(3% 미만)를 크게 웃돌았다.
펜션 관계자가 피해자들을 발견하고, 소방당국 등이 구조활동을 하면서 수차례 환기가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성고 학생들이 숨지거나 의식을 잃었을 당시 일산화탄소 농도가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숨진 3명에 대한 부검 여부도 유가족 협의 아래 벌일 계획이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7명은 강릉아산병원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고압산소 치료를 받는 중으로, 상태가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은 지난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사고 전날인 17일 오후 4시경 2박 일정으로 아라레이크에 입실했다. 이들은 학교에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부모 동의를 얻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입실 다음 날인 18일 오후 1시 12분경 거실과 방 곳곳에 쓰러진 채 업주 등에게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3명은 숨진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