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은 13일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 자유한국당에 이번 주말까지 선거제 개혁의 기본 원칙에 대한 입장을 제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심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한국당 정치 일정으로 선거제 개혁 논의가 지체돼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혁은 권력구조 개편과 같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선거제 개혁을 먼저 합의하면 곧 개헌 논의를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선거제 개혁이 권력구조와 관련이 있다는 데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지금 같은 대결 구조의 국회에서 막중한 무게를 갖는 두 논의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어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 입장을 밝혔다. 지난 한 달간의 혼선을 정리하고 당론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단지 입장 재확인에서 머물지 말고 한발 더 나아가서 선거제 개혁을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다뤄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심 위원장은 이날로 단식 농성 8일째를 맞는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건강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고령의 손 대표 건강을 고려할 때 다음 주까지 단식이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며 “선거제 개혁의 대전제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원칙조차 끝내 합의되지 않아서 두 대표가 국회에서 실려 나가는 사태가 벌어지면 국회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대원칙과 일정 로드맵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통해서 두 대표가 단식을 풀고, 다음 주부터 정개특위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한국당을 제외하고 4당만이라도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당의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고 4당 합의를 거론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답했다.
심 위원장은 “한국당이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을 명분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 원내대표가 첫 번째 숙제로 국회 로텐더홀에서의 농성을 정리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아일랜드 극작가 버나드 쇼는 ‘민주주의는 지루한 성공만을 허용한다’는 말을 했다. 늘 이 말을 새긴다”며 “선거제 개혁은 충분히 지루한 시간을 거쳤고, 이제 결단만 남아 있다. 결단이 성공으로 가는 큰 산을 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