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시장이 내년부터 긴 불황에 빠질 수 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국자본시장연구회(중자연) 월례 세미나에서 이렇게 내다보았다. 그는 "중국이 기업부채 문제로 블랙 스완(검은 백조처럼 도저히 생길 것 같지 않은 사건)을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장기 불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민간 경제를 회복시키지 못한다면 내년뿐 아니라 내후년까지도 경기 하강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기회를 놓친 면도 커 보인다. 긴축 속도를 조정하면서 부가세 인하와 같은 친시장적인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경환 연구원은 "올해 10월 중국 탐방에서는 중앙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인상적이었다"며 "2년 전부터 단행한 금융 긴축과 전방위적인 산업 규제, 보조금 축소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전했다. 그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주도한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이 애먼 피해자를 만들었다"며 "중소 민영기업과 소재·자재 기업이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덧붙였다.
홍콩도 불안 요인이다. 현재 미국 달러와 연동(페그제)돼 있는 홍콩 달러는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홍콩은 부동산 거품 논란을 낳아왔다. 만약 홍콩 부동산이 무너지면 연계돼 있는 중국 본토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김경환 연구원은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 장기 불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100~230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홍콩 부동산시장은 공급이 워낙 제한적이고,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수요도 탄탄하다"며 "가격으로 보면 위험하지만,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