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 '서치(Searching)'의 줄거리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데이빗은 SNS를 통해 경찰보다 딸의 행방을 정교하게 추적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SNS라는 소재를 다뤄서인지 끝날때까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한정된 공간과 낮은 제작비에 불구하고, 높은 평점과 호평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데이빗이 영화 속 SNS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새삼 디지털 융합의 시대가 성큼다가왔다는 느낌이 든다. 전단지를 일일이 붙이지 않아도 전국에 딸의 실종을 알릴 수 있고, 실시간으로 시민들과 공유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한켠에는 단순히 이름 하나로 개인의 신상, 취미, 성별, 학력 등 모든 정보가 노출된다는 점에서 등골이 서늘하기도 하다.
실제 데이빗은 마고라는 딸의 이름 하나만으로 그녀의 모든 친구 관계와 취미, 성향 등을 하나씩 알아간다. 메신저에 패스워드가 걸려 있어도 다른 계정을 통해 쉽게 유추해 내 접속을 하는 모습에는 '안도'를 내쉬는 한편 '우려'의 감정이 뒤섞였다. 아빠라는 존재이기에 망정이지 전혀 모르는 제3자가 그런식으로 개인정보를 캘 수 있다는 걱정에서였다.
개인정보가 담긴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원천 기술로 꼽히는 만큼, 해킹 등 위협도 확대되는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우리나라 개인정보유출 건수는 3만 5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밝힌 최근 5년간 개인정보를 거래하는 불법 유통 게시물만 봐도 43만4000건에 이르는 실정이다.
기존 인터넷을 넘어서 SNS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지금, 우리의 개인정보는 얼마만큼 안전할까.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이 세상에서 데이빗처럼 일관된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지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