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민영기업 자금난 해소 등을 위해 시중 은행에 지원 확대를 지시한 후 중국 4대 국유은행이 경쟁적 행보를 보이며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매일경제일보가 17일 보도했다.
최고지도부와 인민은행 등이 민영기업 지원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공상은행이 백여개 대형 민영기업과 협약을 체결하고 중국은행은 20건, 농업은행은 22건, 건설은행은 26건의 민영기업 지원안을 공개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지난달 16일 공상은행은 100여개 민영기업과 금융지원 관련 협약을 채결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민영기업에 대한 신용대출과 금융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후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다양한 루트로 100억 위안에 육박하는 돈을 지원했는데 이 중 대출이 42억 위안이다.
이달 9일에는 중국은행이 '민영기업 지원 20조'를 발표하고 서비스 모델 및 대출 정책 업그레이드, 자금조달 루트 확대, 상품 및 서비스 혁신 등을 강조했다. 농업은행은 12일 '민영기업의 건강한 발전 지원을 위한 의견'을 공개했고 이어 14일에는 건설은행이 '민영기업과 영세기업 발전 지원을 위한 통지' 및 '중국건설은행 민영경제 지원 지도의견'을 발표했다.
최근 '국진민퇴(국유기업은 전진, 민영기업은 퇴보)' 논란이 일고 중국 경기 둔화와 무역전쟁 등 여파로 민영기업 자금사정도 악화됐다. 이에 시진핑 주석 등 최고지도부와 인민은행 등 금융당국은 앞다퉈 민영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원을 확대할 뜻을 잇따라 피력하고 있다.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가 대형은행은 신규 기업 대출의 3분의 1, 중소형 은행은 2분의 1이상을 민영기업에 제공하라고 지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15일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기관 통화·신용대출 상황 분석 좌담회'에서도 "금융 서비스가 실물경제를 지원해야 한다"면서 "일부 기업이 직면한 자금난, 높은 자금조달 비용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처가 적시에 효율적 조치를 내놓고 합리적 수준의 신용대출 확대로 중국 경제의 안정에 유리한 금융환경을 만들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를 4대 국유은행이 앞장 서 이끌고 있는 상황으로 이에 따라 신규 대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신문은 예상했다.
사실 10월 중국 통화지표는 암울했다. 특히 위안화 신규대출이 지난달 대비 절반 수준인 6970억 위안에 그쳤고 중국 전체 시중 유동성을 반영하는 사회융자총량은 9월의 3분의 1 로 급감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주장이다.
올 1~10월 위안화 신규대출은 총 2조200억 위안으로 지난해 1년 총액의 2.3배에 달한다. 신용대출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유동성 상황도 개선되고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 역량도 강화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통화지표 부진 속에서도 민영기업과 영세기업 대상 대출은 모두 두 자릿 수 증가율을 보이며 빠른 증가세를 보인 것 등이 긍정적인 신호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