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4일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어제 저녁에 3·4·5선의 민주당 중진의원들과 만났는데 ‘청와대가 별로 하고 싶지 않을 걸’이라고 하더라”면서 “민주당 의원이 130명이나 되지만 대통령 의중이 어디 있는지 전달이 안됐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할 생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여당 의원들로서는 (지금이) 태평성대인지 (선거제 개혁에 대한) 특별한 고민이 없는 것 같다”며 “이번 20대 국회가 끝나면 5년간 정부가 제도 개혁을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실현 가능성 있는 개혁이 선거제 개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제 민주당 중진 의원들한테 확인한 것은 대통령이 말로는 선거제 개혁을 하자고 하지만 속으로는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말 따로, 행동 따로 하는 지도자가 아니지 않느냐.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돌아오면 지침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형식적인 것은 국회와 당에서 할 일이지만 지금의 대통령제 하에서는 대통령의 뜻이 실리고 안 실리고는 천양지차”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뜻을 거꾸로 알아듣고 있으니 대통령이 하기 싫어할 것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야당이라 힘이 없으니깐 예산안의 발목을 잡는 수밖에 없다”면서 “예산안 발목을 잡고라도 선거제도 개혁을 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