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 5차산업혁명을 설파하는 사람이 있다. 레오그릅 회장 강시철박사이다. 언제나 그렇듯 미래 이야기는 낯설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과 학습을 통해 알고 있다. 낯선 미래는 생각보다 빨리 현실화 한다는 것을. 다가온 다음 준비하는 것은 이미 늦는다는 것을.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5차산업혁명이 무엇이냐’고. 강 박사는 “인간이 신이 되는 세상”이라고 했다. “그 때가 되면 인간이 150살까지 살게 된다”고도 했다. 역시 낯선 답이 돌아왔다. 다소 황당하기까지 하다. 호기심이 생겼다. ‘인간이 어떻게 신이 될 수 있는가’. 두 번째 질문이었다.
강 회장은 “5차산업혁명은 인간플랫폼이 혁신하는 시대”라고 했다. 인체에 컴퓨터가 임플란트 되는 시대란 것이다. 4차산업혁명은 사물과 컴퓨터의 연결이다. 사물인터넷의 시대다. 인간은 연결 대상이 되는 사물과 컴퓨터를 사용하는 주체다. 5차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인간은 사물인터넷의 사용주체이자 연결 대상이 되는 객체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칩을 연결해 생각만으로 사물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은 마지막 남은 혁신 대상”이라고 했다. 기계적으로 유전자적으로 혁신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공상과학영화는 현실을 한보 앞서간다. 70년대 인기 미국 드라마 600만불의 사나이는 이미 익숙한 기술이 됐다. 로봇 의족과 의수를 단 사이보그는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강 박사는 “인간의 핸디캡(장애)를 기술로 극복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며 백내장 치료 후 교정용 렌즈를 삽입해서 시력을 높인 자신도 일종의 사이보그라고 했다. 뇌 이외의 모든 것이 로봇인 로보캅이나 웨어러블 컴퓨터를 온몸에 감싸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아이언맨도 기술적으로 가능한 시대다. 그는 우리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우리의 또 하나의 뇌라고 표현하면서, 이를 외뇌라고 한다. 머지 않아 인간의 뇌에 컴퓨터칩을 이식해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두 개의 뇌를 사용하는 합뇌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게 강 회장의 예측이다. 미국에선 이를 소재로한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유전자적 혁신도 관련 기술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강 회장은 “원하는 유전자를 조합하는 기술로 원하는 아이를 디자인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유전자 가위라는 기술로 원하는 유전자만 바꾸는 유전자 교정도 가까운 미래에 가능하다고 한다. 유전자 혁신 기술로 장기농장이란 게 생기고, 심지어 장기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시대가 올 것이란 것도 강 회장이 예측하는 5차사업혁명 시대의 모습이다. 그는 “바이오콜트란 미국 회사는 뇌사에 빠진 인간을 되살리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했다. 곧 인간의 머리까지 이식이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인간이 150살까지 살 수 있게 된다”며 “중요한 것은 젊고, 건강하게 150살까지 살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뒤에 만나면 상대가 더 젊어져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수 있다”고 했다.
다소 낯설지만 기술개발 속도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추론이 가능한 모습이다. 하지만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강 박사는 5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아직 일반에겐 4차산업혁명조차 그리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그는 “5차산업혁명은 이미 진행중”이라고 했다. 그는 “컴퓨터 시대와 사물인터넷 시대가 칼로 무를 베듯 분리되지 않는 것처럼 4차산업혁명시대와 5차산업혁명시대도 중첩되며 진행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5차산업혁명 시대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4차산업혁명의 미래를 올바르게 예측하는 일”이라고도 했다.
강 회장이 4차산업혁명에서 5차산업혁명으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술로 꼽은 것은 블록체인이다.
그는 “50만년 인류 역사중 인류가 중앙화된 사회에서 산 것은 최근 1만년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49만년은 탈중앙화된 사회였다”고 했다. 동굴에서 개인 또는 가족끼리 살거나, 부족집단사회였던 것이다. 농경이 시작되면서 인류에 경제 시스템이 생기고 이를 통제하고 배분하기 위해 중앙집권화된 사회로 바뀐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인류가 다시 탈중앙화된 시스템 속에서 살게 될 것이란 게 4차산업혁명이 제시하는 미래 모습이다. 강 회장은 “미래의 탈중앙화 사회가 과거 49만년과 다른 것은 무한대로 연결된 탈중앙화 사회가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자율주행차의 경우 자동차란 물리적인 공간과 인터넷이란 가상의 공간이 연결되는 것이다. 강 회장은 “이 때 중요한 게 정보의 성격”이라고 했다. 가상의 세계가 실제 세상과 연결되는 아날로그 트랜스포머에션 과정에서 정보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가 거짓일 경우 실제 세계의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로 모든 거래에 신뢰라는 단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강 박사는 이어 “블록체인 기술은 인쇄술, 엔진의 발명, 인터넷의 등장만큼 우리의 삶을 퐁요케 할 것이다”며 “이는 인류역사상 늘 존재했던 신뢰의 갭을 없애고 진정한 개인 대 개인, 즉 피어투피어(P2P)가 모든 계약을 할 수 있는 세상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비가역적 증명으로 권리 보호 ^진정한 공유경제의 시작 ^ 송금 수수료 절감 ^데이터 주권회복 ^가치 창작에 대한 적절한 보상 등 5가지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돈과 계약에 이르는 모든 것은 중앙의 누군가를 거쳐 이뤄졌다”며 “블록체인이 발전하면 앞으로 모든 거래 주권을 계약 당사자가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흔히 O2O(Online to Offline)나 공유경제를 말하는 데 지금의 공유경제는 엄밀한 의미에서 탈중앙화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공유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는 모두 관련 플랫폼 사업자가 가져간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나 우버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정보와 미디어의 확산으로 중개 플랫폼이 모든 이익을 독점하는 것에 소비자들이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며 “해결책은 결국 모든 사용자들이 이익을 공정하게 나눠갖는 것이며, 블록체인에서 그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과 5차산업혁명을 겪으며 인류의 삶은 혁명적으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700만개의 직업이 사라지고 200만개의 직업이 생겨난다.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재앙이라고 하는데, 이는 축복이다”고 했다. 강 박사는 “토마스 모어가 유토피아에서 말한 낙원은 다름아닌 하루 6시간만 일하고도 잘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며 “기술의 혁명으로 실제 그런 세상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