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칼럼] 2019년 경제 전망 : 결정점(deciding point)

2018-11-0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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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대상은 다르지만 대답은 다르지 않다. “요즘 어떠세요?”라는 필자의 질문에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살림을 도맡아 하시는 주부님들도, 가게를 운영하시는 사장님들도, 봉급을 받는 직장인들도 모두 같은 대답을 전해주신다. “어렵습니다.”

같은 대답에 이어 같은 질문이 이어진다. “앞으로 경제가 어떨까요?” 취업준비, 살림살이, 가게운영, 회사 일에 지친 우리들은 앞으로 어떻게 경제와 산업이 흘러갈지에 대한 커다란 물음표를 안고 살아가지만, 그 대답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본고(本稿)를 통해 2019년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대답해 보고자 한다.
2019년의 경제는 ‘결정점(deciding point)’이다. 경제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시점이고, 그렇기에 가계·기업·정부는 중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임을 강조하고자 하는 표현이다. 2019년 한국경제는 2018년보다 더 큰 하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외적으로 발생할 불확실성 요인들이 더 확대되고, 대내적으로는 고용·부동산·인구·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과 같은 구조적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세계경기의 위축과 국내 정치적 혼란(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까지 동반되었던 2016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우려가 있다. 2019년 한국경제는 2015~2016년의 경기 침체기 수준을 더 하회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세계 경제는 온통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주요 선진국들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이행될 것이다. 물가나 성장 등의 면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 나가는 선진국과는 달리, 침체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신흥국들은 저금리를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이에 따라 신흥국 자본이 빠른 속도로 유출되고, 신흥국발 경제위기 가능성이 점증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위협요소이지만, 미국의 수출 대상국에 대한 환율절상 압력도 상당히 위협적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회원국 이탈)가 2019년에 이행되는 과정에서 영국에 기초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는 등의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 2019년의 대외 불확실성이 점증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한국 경제도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민간소비는 2018년까지 상당한 수준으로 유지되었으나, 2019년 들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까지 ‘고용 없는 경제’가 풀리지 않는 한국경제의 숙제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구조조정이 지속되고, 근로조건 개선 노력에 따라 일자리의 양은 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날 것이다. 고용은 소득에 영향을 주고, 소득은 다시 소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비가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무상환의 부담이 가중되어 소비할 여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기업들의 투자도 크게 위축되고 있어 어디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지 혼란투성이다.

결정점의 순간 2019년의 경제가 어떻게 그려질지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기업들은 준비해야만 한다. 첫째,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고, 환율 변동성이 급등하고, 국제유가 기조가 바뀌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변수와 보유자산 축소 및 환율 절상 압력 등이 다양한 거시경제 지표의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 다양한 거시경제 지표의 흐름과 주요국의 위기 발생 가능성 등을 모니터링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둘째,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그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9년에 미국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시화되었기 때문에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이 경색됨에 따라 기업은 자기자본이 위축되는 영향을 받고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다. 즉, 양적인 투자보다는 선택적이고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 여건을 면밀히 고려하여 최적의 투자전략을 기획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구성되는 다양한 고용정책들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기업들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다양한 지원책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출산 휴가 및 육아 휴직으로 인해 요구되는 인력들을 대체인력뱅크를 활용해 보완하거나, 기업 내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업 교육 및 훈련과 관련된 공공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경우 기존 인력들을 다른 업무로 재배치하는 것을 고민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정책지원들을 주지하고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들을 적극 포착하고, ‘플랫폼 기반 경영’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국내외 선진 기업들이 다양한 기술들을 도입하여 새롭게 구축하는 비즈니스 모델들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한다. 특히,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심축이 제품과 서비스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하고, 기업의 경영여건에 맞는 온라인 기반 플랫폼 확보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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