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한때 ‘국보급 투수’였던 선동열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감독을 국정감사 증인석에 세우면서 국정감사 첫날 핫이슈로 떠올랐다.
선 감독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본청에서 열린 문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캐물으며 따가운 눈총을 보냈고, 그라운드가 아닌 증인석에 선 선 감독은 진땀을 뺐다. 한국 스포츠계 모든 종목을 통틀어 현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 증인석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김 의원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느냐” “실력이 비슷한 경우 병역 미필 여부가 영향을 주는가” 등을 연달아 따졌다. 특히, 김 의원은 “오지환(LG트윈스)은 대체복무 기회가 있었던 데도 스스로 기회를 포기했다”며 선 감독과 구단이 사전에 교감한 것 아닌가를 묻기도 했다.
그러나, 선 감독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김 의원의 모든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시대적 흐름과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도 “그러나 선수 선발은 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감독이라면 지금 컨디션을 좋은 선수를 써야 한다. 통산 성적으로 선발하면 오히려 이름값으로 선수를 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올해 아시안게임은 날씨가 상당히 더웠다. 현지가 더 덥기 때문에 이미 시즌에서 체력이 고갈된 베테랑 선수보다 젊은 선수들을 기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체력적인 면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선 감독을 증인석에 불러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선발 공정성을 캐물었다. 손 의원은 선 감독이 KBO에서 2억원의 연봉과 판공비 등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돈이 KBO에서 나오기 때문에 아마추어 야구단에서 선수를 뽑지 않은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손 의원은 “진심으로 후배들을 위한 마음이었다면 사과를 하시던지, 사퇴하시던지 할 일은 두 개뿐”이라면서 “끝까지 버티고 우기시면 2020년까지 가기 힘들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자 선 감독은 억울함을 표하며 “아마추어와 프로는 실력 차이가 크다. 실력 있는 선수 뽑아야지 왜 아마추어를 뽑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아마추어를 뽑았다면 사건이 더 커졌을 것이다. 저는 소신 있게 뽑았다”고 일축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선 감독에게 선수들의 병역특례를 없애는 데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선 감독은 “병역특례 제도가 없어진다면 당연히 거기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순응했다.
한편,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취임했다. 선동열 감독은 얼마 전 막을 내린 아시안게임에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오지환 등 일부 선수의 병역특례 혜택 논란이 불거지며 청탁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