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유앤 주재 미국 대사가 올해 말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후임으로 디나 파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거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헤일리 대사는 9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사의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헤일리 대사의 갑작스러운 사임의 배경에 대해 대사가 ‘폼페이오-볼턴’ 라인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외교적 이슈를 주도하면서 헤일리 대사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것. 특히 최근 북·미 대화 분위기가 확연해지면서 실무책임자인 폼페이오 장관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분위기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하여, 2018년 헤일리 대사의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등 150만 달러(약 17억원)의 빚이 있다면서 사설 싱크탱크나 민간 회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CNN 역시 헤일리 대사의 사임 이유 중 하나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한편 헤일리 대사의 사임이 미국의 대북 입장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헤일리 대사는 폼페이오 장관, 존 볼턴 NSC 보좌관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파 3인방으로 꼽힌다. 헤일리 대사는 국제사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을 이끌면서 지금까지 네 차례의 안보리 대북결의안을 통과시켰다.다만 헤일리 대사의 사임으로 당장 미국의 외교 방향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미국 주요 매체들의 진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헤일리 대사의 후임으로 파월 전 부보좌관을 거론하기도 했다. 파월 전 부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동 정책 등을 지원하다가 지난해 12월 사임하고 올해 2월에 친정 격인 골드만삭스로 돌아갔다.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전 부보좌관뿐 아니라 두어 명의 추가 후보를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이나 폼페이오를 기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뜻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만한 인물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