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위원들은 17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주적’ 개념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정 후보자는 “북한군으로만 제한할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포괄하는 용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방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으로만 (적이) 제한된 부분은 상당히 축소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영토·영공·영해에 위험을 가하고, IS 테러·사이버 안보·해킹 등 모든 부분을 종합해서 망라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표현을 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주영 의원도 “이제까지 우리나라 국방백서에 ‘주적’을 명시하고 북한군이라고 돼 있었고 선배 장관 모두 다 (적을) 북한이라고 했다”며 “그게 다 잘못된 건가”라고 따졌다.
정 후보자는 “모든 걸 다 포괄하는 용어를 수렴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거듭 설명했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 역시 “주적이 누구냐고 물으니 서면 답변에서 어물저물(우물쭈물)하기만 하더라”며 “국제사회 움직임은 평화로 가지만 그래도 북한은 우리 적이라는 소신 있는 답변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반면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도 주적 개념을 명시하지 않고 있고, 이스라엘도 상시 전쟁 체제지만 주적을 어느 특정 국가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면서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것은 우리가 모두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도 “주적이란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온 1995년에 생겨난 개념”이라며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던 개념이고, 이명박 정부 당시 김태영 국방장관도 적절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우리 국민과 국토를 침해하려는 어떤 세력도 적이지 않으냐”면서 “북한을 적으로 표현하든 아니든 침범하면 적이다. 주적에 대한 국방부 논쟁이 조금 불필요한 논쟁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