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장비업체인 중싱(中興·ZTE)이 올 상반기 78억2400만 위안(약 1조26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중간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ZTE에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한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전날 ZTE가 '경영 정상화'를 선언한 '2018년 2차 주주총회'에서 제시한 전망과도 부합한다. 주주총회에서 ZTE는 "지난달 제재가 철회되고 40여일간 핵심사업이 전부 회복됐다"고 밝히고 "하지만 제재의 충격으로 올해까지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ZTE가 대이란·대북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반도체 등을 공수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통신설비 생산이 중단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기업 존망 자체가 위태롭게 됐다. 지난달 13일 미국이 제재를 해제했고 '경영 정상화'도 이뤄졌지만 충격의 그림자가 여전이 짙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5G 시장 선점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움직일 계획이지만 이 역시도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이 '스파이'로 의심하고 있는 ZTE와 화웨이를 거절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것. 미국, 호주에 이어 지난 26일 일본 정부가 '안보' 등을 이유로 ZTE와 화웨이를 5G 관련 입찰 대상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