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혁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문턱을 낮추면서 올 들어 유니콘의 기업공개(IPO)가 줄을 이었다. 그리고 올해 증시에 둥지를 튼 유니콘들이 하나 둘 상반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21세기경제보도가 30일 보도했다.
지난 28일까지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유니콘으로는 인터넷서비스 기업인 싼리우링(三六零, 601360), 애플 아이폰 생산업체로 유명한 폭스콘(601138),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 닝더스다이(寧德時代, 300750), 중국 제약업계의 화웨이로 불리는 야오밍캉더(藥明康德,603259) 등이다.
지난 28일 저녁(현지시간) 싼리우링은 실적보고서를 공개하고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95% 증가한 60억2500만 위안, 순이익은 8.95% 늘어난 15억3700만 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터넷광고 수입이 여전히 핵심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4.16% 증가한 47억52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전체의 79%에 달하는 액수다.
싼리우링보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폭스콘과 야오밍캉더도 훌륭한 성적표를 받았다.
폭스콘의 경우 상반기 매출이 16.29% 늘어난 1589억94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주주귀속 순이익은 2.24% 소폭 증가한 54억44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야오밍캉더의 상반기 매출은 44억900만 위안으로 20.29%, 주주귀속 순이익은 12억7200만 위안으로 무려 71.31% 폭발적으로 늘었다.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배터리업체인 닝더스다이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93억6000만 위안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8.69%나 증가했지만 주주귀속 순이익이 9억1100만 위안에 그치며 49.70% 급감했다.
이와 관련해 닝더스다이 측은 "보유하고 있던 베이징 '푸라이더(普萊德)신에너지 전기과기유한공사'의 지분 매각 수익을 양도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순익 급감이 경영 상황과 무관하다고 하더라도 이익률이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하락한 것은 사실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닝더스다이의 동력전지시스템, 리튬전지소재와 저장시스템 등의 올 상반기 이익률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4.38%, 11.30%, 27.23%씩 감소했다. 종합 이익률은 6.17% 줄었다. 반면, 전체 영업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63.46% 급증했다.
그렇다면 이들 상장사의 시총 상황은 어떨까.
상반기 실적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싼리우링의 29일 주가는 10% 급등한 25.84 위안으로 마감했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시총은 1748억 위안이다. 하지만 이는 최고치였던 5000억 위안과 비교해 무려 65%가 증발된 수준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이라는 평가다. 주가가 급락한 영향인데 지난 2월 28일 상한가를 치며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한 싼리우링의 주가는 최근까지 59.14%나 하락했다.
폭스콘도 싼리우링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IPO 대어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던 폭스콘의 주가는 지난 6월 8일 이후 반짝 상승세를 보이더니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29일 마감가인 15.11위안 기준 상장 첫날 주가 대비 하락폭이 23.8%다. 시총도 최고 5193억 위안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절반 수준인 2262억5300만 위안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와 달리 닝더스다이와 야오밍캉더는 상승세를 유지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닝더스다이의 29일 마감가는 73.02위안으로 상장 첫 거래일 대비 무려 102% 급등했다. 야오밍캉더의 상승폭은 이보다도 큰 188.91%로 29일 마감가는 89.85위안이다.
29일 기준 닝더스다이와 야오밍캉더의 시가총액은 1550억2500만 위안, 922억78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54.1배, 53.3배다.
푸리춘(付立春) 동북증권 연구총감은 "폭스콘의 경우 여전히 인터넷기업이 아닌 '하청공장'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는 것이 한계"라며 "닝더스다이와 야오밍캉더는 미래를 이끌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음은 물론 향후 실적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주가 흐름이 엇갈린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