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6시(한국시간) 한국과 베트남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진출을 두고 격돌한다. 이번 준결승전은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베트남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과 한국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의 ‘한국인 감독 더비’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두 팀 모두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4강에 진출했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 국민 모두 이번 아시안게임 4강전에 온 관심을 쏟아 붓고 있지만, 베트남의 열기가 더욱 거센 듯하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준결승전이 펼쳐지는 이 날 오전 호찌민 시내 거리는 이미 베트남 국기의 색깔인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마치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진출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의 거리 응원 현장을 연상하게 한다.
VN익스프레스가 공개한 사진 속에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한 ‘베트남 국기’, ‘베트남 국기가 새겨진 티셔츠’, ‘붉은색 응원나팔’ 등 각양각색의 응원 도구를 파는 상인과 이를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도심이 붐비고 있다. 호찌민시 5구역 하이랑옹(Hai Thuong Lan Ong) 거리의 양측 3km 정도가 모두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상인들은 ‘박항서 감독’을 외치며 응원 도구를 판매하고 있다.
베트남 국기가 새겨진 티셔츠 판매 상인은 “평상시에는 플라스틱 제품 등을 파는데 최근 이틀 동안은 이 붉은색 티셔츠를 더 많이 팔고 있다”며 “약 1만5000장의 티셔츠를 도매로 들여왔는데 이미 절반 이상이 팔렸다. ‘박항서 감독의 매직’으로 상인들도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지난 시리와의 8강전 때 응원 패치, 티셔츠, 베트남 국기 등 여러 종류의 응원 도구를 팔았는데 얼마나 팔렸는지 아직 파악이 안 될 정도로 많은 양을 판매했다”며 “이번 한국과의 준결승전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국기와 배너를 만드는 제조업체들은 때아닌 특수에 21시간 근무도 마다치 않고 있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크기가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베트남 깃발을 찾는 손님이 많다. 퇴근을 모르고 일을 하고 있지만, 힘들지 않다”며 예상치 못한 호황에 기뻐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직접 응원을 하려는 베트남 축구팬들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미 수천 명의 베트남 축구팬들이 한국과의 준결승 관람을 위해 인도네시아행 항공기에 탑승했다.
한편 베트남 현지 언론이 진행 중인 한국-베트남 준결승전 득점자 예상 인터넷 투표에서 ‘한국·일본 킬러’로 불리는 응우옌꽝하이(하오니FC)가 47.43%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응우옌꽝하이는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베트남의 마지막 경기인 일본전에서 결승 득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