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의 개막(31일, 현지시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관심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세계 가전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기술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자, 세계 전자업계 ‘추투(秋鬪)’의 전초전 격이기 때문이다. IFA 2018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와 함께 세계 3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행사 중 가장 기대되는 이벤트 중 하나로 TV 부문의 ‘영원한 맞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마이크로 LED TV 신작 경쟁이 꼽히고 있다. LG전자는 IFA 2018에서 자사 첫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LG전자는 마이크로 LED TV의 출시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 열린 CES 2018에서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 '더 월'을 선보이면서 기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맞서 삼성전자는 기존의 ‘더 월’을 통한 마이크로 LED TV 시장 확대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화질을 둔 경쟁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8K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을 내놓는다. 이 제품은 가로·세로 해상도가 7680×4320으로, UHD(초고화질)로 불리는 4K 해상도(3840×2160)보다 화질이 약 4배 선명하다. 아직 8K급 영상 콘텐츠가 많지 않지만 풀HD(고화질)나 UHD급 영상을 8K급으로 끌어올리는 기술(업스케일링)을 8K QLED TV에 탑재할 전망이다. LG전자도 이에 대항하기 위해 8K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공개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AI와 IoT로 진화된 가전이 가져올 ‘삶의 혁신’도 또 다른 볼거리다. 삼성전자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기존 생활가전 제품군에서는 IoT(사물인터넷)와 음성명령 인식 등으로 연동해, 자신만의 'AI(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신개념의 ‘스마트홈’을 선보인다.
LG전자도 AI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된 신제품 '스타일러 씽큐'를 IFA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 '엑스붐 AI 씽큐' 스피커 전용 체험공간도 마련한다. 의류관리기, 에어컨, 드럼세탁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자사 AI플랫폼인 '딥씽큐'를 기반으로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 AI 체험공간을 준비한다.
또한 LG전자는 어떤 업체보다 많은 신제품을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있다. 상대적으로 신제품이 적은 경쟁사와 차별화를 통해 시장 우위를 지켜가려는 전략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회사는 IFA 2018에서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제품을 공식 론칭한다.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SuitBot)’도 전격 공개한다. 이 제품은 산업현장부터 일상생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체 근력 지원용 웨어러블 로봇이다. 블루투스 헤드셋 '톤플러스' 신제품 2종도 선보인다. 특히 신제품 중 하나인 'HBS-2000'은 구글 어시스턴트 전용버튼을 탑재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원하는 명령을 실행할 수 있다.
'당신은 더 현명해지고, 삶은 더 자유로워집니다:AI로 더 자유로운 삶'라는 주제의 조 부회장 기조연설도 빼놓지 말아야할 이벤트로 거론되고 있다. LG전자 최고경영인이 글로벌 주요 전시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구광모 회장 체제가 열린 뒤 첫 번째 글로벌 무대인 만큼 미래 먹거리에 대한 LG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