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아시아판 기사에서 북한의 경제 회복 과정에서 ‘돈주’들이 동력이 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북한개발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북한 장마당이 1990년대 기근 시기 0개에서 수 십년 전보다 두 배가 늘어 허용된 곳이 436개소에 이른다고 새 보고서는 밝혔다.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의 최근 기록과 데일리NK의 기록은 각각 480개와 387개의 장마당이 허용되고 최소한 60만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했었다.
국가 분배 체제에 한때 의존했던 북한에서 이들 사업가들의 부상과 사업적 감각이 있는 엘리트들에게 가져다 주는 상당한 재산이 올 들어 핵 무력의 완성을 선언하고 경제에 매진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WSJ는 분석했다.
WSJ는 정권이 간과할 수 없는 이익을 추구하는 자금을 가진 엘리트 집단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늘고 있는 시장 네트워크는 김 위원장의 목표인 경제 회복을 위한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CSIS 보고서 저자인 빅터 차 석좌와 리사 콜린스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국가 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북한에서 시장이 작용하는데 정부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 내부와 외부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북한인들이 생필품을 정부보다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구 소련이 붕괴하면서 북한의 사회주의 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1990년대 기근 시기에 중앙의 통제를 벗어나 발생하기 시작한 암시장인 장마당과 함께 공식적인 분배 경제가 존재해 왔다.
보고서는 시장들이 북한의 도시와 지방에 생겨나면서 당국이 거래에 연간 5680만 달러 (약 633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고 추정해 국제적인 제재로 힘든 정부 체제에서 기업들에 지속적인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의 목표로 미국과의 핵 협상 결과 제재가 완화되면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CSIS는 일부 상점이 작으면 2800평방피트(약 260평방미터)에서 큰 경우 북동 지역 청진의 25만평방피트(약 2만3225평방미터) 규모에 달해 수 천 개의 좌판으로 이뤄져 있다고 추정했다.
이들은 미국 주도의 제재가 최근 수개월간 수출을 조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석탄과 해물, 이외 상품과 연계된 전문적인 공급망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에서 북한 경제 개혁을 연구하는 피터 워드는 WSJ에 “다양한 공급망과 연계돼 있는 경우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밝혔다.
콜린스 연구원은 사적 기업이 북한에서 불법이지만 국영 기업과 연계된 사업이 돈주들을 부유하게 만들었으며 이들이 판매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하거나 주택을 건설하거나 공장 생산을 위해 원재료를 구매하는 자금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십년 동안 돈주의 지위가 상승하면서 평양에서는 커피숍이나 초밥식당, 온천이 늘어나는 등 뚜렷하게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콜린스 연구원은 이같은 추세가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 이후 자유화하는 개혁을 되돌리려는 어떤 시도도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은 시장 활동을 위한 자금과 사업 확대를 위한 돈을 벌 수 있는 제한된 자유를 제공하는 것과 자신의 경제개발 목표에서 그들을 관리하고 협력하는 것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시장의 확산이 차 석좌가 표현하는 ‘잠복해 있는 시민 사회’로, 구성원들이 생활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정책변화에 저항할 수 있는 사회의 시작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수는 외국의 파트너와 무역을 통해 소규모 자본을 모아 정부에 덜 의존하게 됐다. 최근 북한은 사회주의를 극찬하고 자본주의가 돈이 전부라는 도덕적으로 무너진 체제라고 조롱하는 등 국영 매체를 통해 서방 방식의 사업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 외부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고 새로운 계층의 사업가들이 중국이나 베트남식의 경제 개방으로 가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는 북한 내에서 사기업의 확산을 결국 불안정으로 이끌어 정권의 권위를 약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가톨릭대 북한연구 전문가인 앤드류 류는 “시장이 중요해지면서 문제는 북한의 공식 경제 부문인 철강 공장, 석탄광산, 농장 등의 근로자들이 생활수준을 높이기를 희망하면서 얼마나 거래에 참여하느냐가 될 것”이라며 “공식 경제 부문이 참여하게 되고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면 정권의 정통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기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