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23일자 오피니언면 ‘생각의힘’을 함께 음미해보겠습니다.
[조준영칼럼] 지주회사 LG는 왜 꼴찌로 밀렸나
조준영 증권부장의 칼럼입니다. 날마다 지수와 씨름하는 데스크답게 신중하지만 의미있는 주장을 하고 있네요.
도입부에 100년전 미국 록펠러의 지주회사 스탠더드 오일에 대한 얘기를 꺼냅니다. 문어발식 경영으로 법원에서 기업해체 명령을 받은, 교과서적인 사례죠.
하지만 이후 록펠러 그룹은 '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살아남았고 록히드마틴, 엑슨모빌, 몬산토 등 다국적 기업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 얘기로 시작을 한 까닭은, 당시나 지금이나 미국의 사회분위기가 록펠러의 경영방식을 선악의 도식으로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하기 위해서일 겁니다. 우린 IMF 관리체제를 겪던 1999년에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지주회사제를 도입하기 시작했죠. 당시 대우,한보,기아 등의 재벌이 순환출자 구조 때문에 무너지면서 큰 충격을 받은 뒤였습니다.
조부장은, 본론에서 짧지만 명쾌한 숫자 하나를 들이밉니다.
2000년대 초 자산총계가 삼성 다음인 2위이던 LG가 2003년 지주회사를 도입하면서 4위가 됐죠. 2000년과 2017년 사이, 삼성과 현대차의 자산총계는 각각 440%, 650% 늘었는데, LG는 80%만 증가했죠. 수익성의 증가도, SK,현대차,삼성,LG순입니다.
4대 그룹만 본다면 삼성-현대차는 아직 순환출자를 유지하고 있고, SK는 최근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한 상태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지주회사 전환이 적어도 '자본효율성'을 떨어뜨렸을 가능성을 말합니다. 지주회사 자체에 큰 돈을 썼기 때문이죠.
그러나 필자는 숫자보다 중요해진 가치가 많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조부장은 말을 늘어뜨리지 않고 이렇게 간명하게 말합니다.
"지주회사가 보여준 숫자에는 들여다봐야할 대목이 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의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정의의 과욕과 정의의 과속과 정의의 과신이 문제를 일으킬 뿐이다."
[날씨 속 이야기] IMF 졸업장에 쓰인 국산만년필
IMF의 악몽은 몽블랑 만년필로 시작해 아피스 만년필로 끝났다. 아직도 생생한 경제위기의 악몽은 이렇게 정리될 수 있다는 걸, 백준무 기자의 칼럼이 말해줍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구제금융을 받기 시작하던 1997년 당시 임창열 부총리가 서명한 만년필은 프랑스제 몽블랑이었고, 그것을 끝내던 2001년 8월23일, 바로 오늘 날짜죠, 빌린 돈을 최종 상환하던 날, 결재란에 당시 전철환 한은총재가 서명을 한 만년필은 국산인 아피스였다고 합니다. 사연을 살펴보니, 전 총재가 며칠 전부터 경제주권을 찾는 날인데 외제 만년필로 서명할 수 없다며 물색을 한 결과 찾아낸 만년필이었다는 겁니다. 아피스란 말의 뜻은 꿀벌을 의미하니, 꿀을 저장하는 것처럼 나라재정을 보살펴야 한다는 의미까지 담을 수 있었죠. 이 만년필은 한은 화폐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ceo칼럼 유일한 한국공정협회장 칼럼] 무늬만 인터넷 여행카페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는 것의 위험을 경고한 칼럼입니다. 휴가 계획을 짜기 위해 서핑으로 ‘인터넷 여행카페’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죠. 그런데 6만4000개의 카페 주 절반 이상이 불법 여행상품이라는 겁니다. 공정협회장으로서 해주는 중요한 팁이 아닐 수 없네요. 이런 카페는 처벌도 어려워 정부도 거의 손 놓은 상태라 하니, 소비자가 조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네요.
신문사 선배들이 전해주는 경구 하나가 생각나네요.
“기사와 사기는 본말의 전도이고, 정보와 홍보는 딱 한끗 차이다.”
IMF와 관련된 칼럼 두 개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휴가철 여행팁 칼럼이, 아주경제의 생각 풍경을 이루고 있네요. 태풍이 올라오는 날, 조심들 하시기를.
이상국 아주닷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