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시장에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빈집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는 66.3으로 지난달(65.7)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전국의 입주예정 물량이 전월 대비 1만가구 감소했기 때문이다.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를 하고 있는 단지의 입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HOSI 전망치는 지수가 높을수록 입주 경기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지역별로는 서울(86.7)과 대전(84)·제주(80)의 이달 HOSI 전망치가 80을 기록한 반면 울산은 지난달 실적치와 이달 전망치 모두 36.8로 30선을 기록해 지난해 7월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 2월 71.4를 기록했던 울산의 HOSI 전망치는 점점 떨어져 지난 6월 47.3으로 40선까지 내려갔다아 이달 40선마저 붕괴된 것이다.
특히 울산은 조선업과 자동차업 등 기역 기반 산업이 침체되면서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에서도 북구는 인근에 8000여가구가 살게 될 공공택지인 송정지구의 입주가 내년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미입주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지역이다.
실제 지난 6월 말 입주를 시작한 울산 북구 신천동의 한 단지는 지난 1월 2억8000만원대였던 전용면적 74㎡ 중층의 분양권이 입주 직전인 5월 2억600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단지 인근에 위치한 E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입주를 진행하는 이 단지 전용면적 59㎡ 저층은 현재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이 2000만원에서 23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입주율도 지방은 70%선을 밑돌면서 서울과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국의 입주율은 75%로 9개월째 70%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9.4%를 기록한 반면 지방은 72.7%에 머물렀다. 그 중에서도 광주·전라권(69.9%)과 제주(69.2%)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달 입주를 진행하지 못한 이유를 살펴보면 잔금 대출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16.9%로 전달(16.5%)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이 밖에 미입주 사유로는 △기존 주택매각 지연 36.6% △세입자 미확보 31%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