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제] 대만 총통이 미국서 들른 커피숍 '곤혹'

2018-08-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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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총통, 대만계 커피숍 '85도C' 매장 방문

중국 누리꾼 "'하나의중국' 위배…대만독립 기업은 대륙서 꺼져라"

대만 누리꾼 "85도C가 아닌 92도C…대만서 꺼져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3일(현지시각) 미국 LA 현지 ‘85도C' 매장에 들러 점원들과 교류하는 모습.  [사진=페이스북]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했을 당시 들른 대만계 커피숍이 '하나의 중국' 때문에 중국 본토와 대만 양쪽에서 거센 비난을 받는 곤경에 빠졌다. 

차이 총통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중남미 순방길에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미국 LA를 경유했다. 당시 대만계 커피체인인 ‘85도C’을 '깜짝' 방문해 커피를 마시며 매장 점원들과 교류하면서 직접 사인한 기념품을 선물로 주는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는데, 이게 문제가 됐다고 홍콩 명보가 16일 보도했다.
중국 대륙 누리꾼들은 해당 커피숍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기업"이라며 '보이콧(불매)'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웨이보에는 "대만독립 기업은 중국 대륙에서 꺼져라. 중국 대륙에서 돈을 벌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고 미국의 무기를 산다", "대만독립을 배척하자, 85도C를 배척하자"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해당 커피숍 공식 웨이보는 글을 게재하는 게 금지된 상태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이는 차이잉원이 주문제작한 '선물 보따리'"라며 "85도C가 중국 대륙에서 돈을 벌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85도C의 해명을 요구했다.

중국 일부 도시에서는 위생당국이 갑작스럽게 현지 83도C 매장을 급습해 위생 불량 상태를 지적하며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사태도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대표 배달앱인 어러머, 메이퇀, 다중뎬핑 등에서는 이미 85도C가 자취를 감쳤다고도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85도C는 전날 오전, 오후 두 차례 성명을 내고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에 합의한 '9·2공식(九二共識)'을 결연히 지지한다"며 "양안(兩岸, 중국 대륙과 대만)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추진하고, 양안을 분열시키는 그 어떤 행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명은 중국 대륙 누리꾼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도 못했을 뿐더러, 오히려 대만인의 반감을 촉발시킨 것이다.

대만 누리꾼들은 "'92공식'을 지지하는 커피는 거부한다"며 "85도C라는 이름을 '92도C'로 바꾸고 대만에서 꺼지라"고 맹비난했다.

차이 총통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줄 몰랐던만큼 곤혹스러운 입장으로 알려졌다.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차이 총통이 원래는 매장에 들러 대만인들에게 안부를 물으려던 것 뿐인데, 이로 인해 해당 기업이 '굴욕적인' 성명을 발표하고 질책을 받을줄 몰랐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만계 디저트 커피숍인 85도C는 2004년 대만에 설립해 현재 전 세계 1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 3월 말까지 중국 본토에서만 모두 17개 성(省)에서 58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만에 운영하는 매장 수인 435개보다도 많다. 이밖에 미국(44개), 홍콩(9개), 호주에도 매장이 있다. 지난해 7월엔 미국 휴스턴에서 1000호점을 내기도 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 12일 8박 9일간의 중남미 파라과이와 벨라즈 순방길에 올랐다. 순방에 앞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경유 외교'를 벌였다. 특히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는 미국이 지난 3월 대만과 상호 교류 촉진을 위해 고위급 관료의 상호방문을 허용하는 내용의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킨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었다. 이에 '하나의 중국'을 제창하는 중국은 반발했고, 미국내 일부 화교단체들은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차이 총통이 대만 당국을 대표해 미국 도시를 경유한 것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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