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주요 키워드는 '대화면'이다. 9일(현지시간)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을 시작으로, 애플과 LG전자 등도 올 하반기 최소 6인치형을 넘는 대화면 폰을 잇따라 선보일 전망이다.
수년 전만 해도 한 손에 잡을 수 있는 작은 화면으로 휴대성을 강조했지만, 스마트폰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대화면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언팩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9을 공개해 하반기 대화면 시장을 선도한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9이 역대 최대 크기인 6.4인치형의 대화면,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로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노트8(6.3인치형)이나 갤럭시S9플러스(6.2인치형)보다 큰 화면이다.
갤럭시노트8보다 화면을 소폭 키우면서도 베젤(테두리)은 줄여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스마트폰의 크기를 키우면서, 패블릿(Phablet: 폰과 태블릿을 합성한 신조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배터리·저장용량을 각 4000mAh, 최대 512GB로 키우고, 퀄컴 스냅드래곤 845와 엑시노스 9810 칩셋을 교차 탑재해 성능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새로워진 인공지능(AI) 인터페이스 빅스비 2.0도 적용될 전망이다.
◆작은 화면 고집 버린 애플··· 6.5인치형 신제품 출시
애플은 다음 달 5.8인치형 아이폰X 후속 모델과 6.5인치형 플러스 모델, 6.1인치형 LCD(액정표시장치) 아이폰 등 3종을 선보이며 삼성과 시장 경쟁에 돌입한다.
이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삼성의 갤럭시노트9보다 0.1인치 큰 화면을 채택한 6.5인치형 플러스 제품이다. 애플이 6인치형이 넘는 모델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애플은 작은 화면만을 고집해왔다. 특히 애플 창업자였던 고(故) 스티브 잡스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3.5인치형 크기의 아이폰에 주력했다.
하지만 삼성이 2011년 5.3인치형의 갤럭시노트1을 출시하며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갤럭시노트1은 출시 9개월 만에 글로벌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하며 대화면 시장의 가능성을 열었다.
대화면의 인기가 높아지자 애플은 2012년부터 스마트폰 크기를 4인치형에서 5.5인치형, 5.8인치형으로 점차 키웠다. 이어 올해는 갤럭시노트를 뛰어넘는 크기의 제품을 준비하고 시장 경쟁에 나서는 것이다.
LG전자도 올 하반기 V30의 후속작인 V40 씽큐 신작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V40 씽큐 전체 디자인은 G7 씽큐와 비슷한 노치 디자인에 6.1인치형 이상의 화면을 채택한다. 전체 스마트폰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은 90% 이상으로, 베젤이 거의 없는 대화면 폰이 될 전망이다.
중국업체들도 대화면 경쟁에 돌입했다. 샤오미는 지난달 6.9인치형의 디스플레이를 갖춘 '미 맥스3' 선보였으며, 화웨이도 18.5대9 화면 비율의 6.95인치형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너 노트10'을 발표했다.
이처럼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크기 확대에 집중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콘텐츠를 시청하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게임이 일상화되면서 대화면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는 평가다.
실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서도 5.5인치형 이상 대화면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가 점쳐진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5억대 중 대화면 스마트폰 비중은 6억1100만대로 40%에 달했다. 2019년 이후에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대화면 시대를 연 후 이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되고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여가 생활을 즐기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대화면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