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업황의 영향으로 저조한 실적을 냈던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는 상승 반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LCD(액정표시장치)의 가격 상승과 주요 고객사인 애플 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수요 증가가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등 변수가 많은 만큼 장기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25일 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올 3분기 적자 폭을 세 자릿수대로 줄이고 4분기에는 흑자전환에 들어간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6년 만에 첫 영업이익 적자(980억원)를 낸 것에 이어 2분기 그 폭에 커지며 2280억원의 손실을 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LCD 패널 가격 상승과 OLED TV 흑자전환 등으로 실적 불확실성 완화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며 “3분기부터는 출하증가와 전략 고객 확보 등으로 대형과 중소형 OLED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하락을 이끈 LCD 패널 가격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7월 32인치형 LCD TV 패널 오픈셀(반제품) 가격은 전월 대비 11.1% 올랐다. 6~7월 열린 러시아월드컵으로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재고가 대부분 소진된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분기 저가 공세로 LCD 패널 가격 하락세를 주도했던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도 이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등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LED 부문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과 차세대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공급계약을 체결, 하반기부터 OLED 패널 등을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LCD 외 OLED까지 수급을 요청해 4분기부터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용 OLED 디스플레이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로 공급하는 물량은 OLED가 300만~400만대로 추정되며, 내년에는 1000만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 등 변수 많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아직까지 TV 시장의 주력인 LCD인데다가 이 제품의 가격을 중국 업체들의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 회사들은 최근 출혈경쟁을 잠시 멈추고 있으니, 언제 다시 ‘공세모드’로 전환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한 TV 세트 업체들이 재고 소진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신규 설비 가동으로 올해만 대형 LCD 생산능력이 7.9% 늘어나는 등 중장기적으로 LCD 업황은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LG디스플레이가 올해 거둘 수 있는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너무 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진 점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LCD뿐만 아니라 OLED 패널의 기술 격차도 점점 줄여오고 있다”며 “디스플레이업계에 절대 강자가 없어진 상황에서 안심이라는 단어는 당분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