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과 관련한 편의점 이슈에 금융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사가 편의점과 제휴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사용하는 만큼 은행 고객들에게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편의점 야간영업 중단 논의가 무산됐을 때도 금융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은 GS25에 있는 ATM을 이용하면 은행 ATM을 쓸 때와 동일한 수수료를 매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세븐일레븐 ATM기 사용도 자유롭다.
이처럼 금융권이 편의점 ATM기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높은 접근성과 '365일 24시간 영업'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점포와 ATM기가 줄어드는 데 따라 마련한 대책이다. 별도로 기기를 설치하거나 유지 보수에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은행이 직접 운영하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웃소싱이라는 방법을 택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편의점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해 단체행동을 예고했던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지난 16일 대응 방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에 단체행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걸음 물러난 셈이다.
덕분에 당장 야간영업 중단과 신용카드 취급 중단 등은 벌어지지 않게 됐다. 하지만 최저임금은 매년 결정되기 때문에 언제든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은 잠재해 있다.
2019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됐다. 주휴수당(근로자가 1주일 총 15시간 이상 일을 하면 하루 이상은 유급으로 쉴 수 있는 제도)을 포함한 실질시급은 1만20원이다. 매년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점주들이 직원을 감원하거나, 점포 폐점 결정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경우 자체 ATM을 보유한 가운데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편의점 ATM기를 확보해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반면 인터넷은행이나 저축은행처럼 별도의 거점이 없거나 드문 곳은 야간영업 중단과 편의점 수 감소가 주거래고객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국 곳곳에 가장 많은 점포를 촘촘하게 보유한 곳은 편의점밖에 없다"며 "편의점 운영 현황이 은행권 ATM기 사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