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잉글랜드와 4강전을 앞둔 크로아티아가 위기를 모면했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우크라이나 구호 발언으로 논란이 된 크로아티아 수비수 도마고이 비다가 출전정지 징계를 피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FIFA는 비다와 오그넨 부코예비치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검토한 후 비다에게 경고 징계를 주는 선에서 그치기로 했다고 10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비다는 이 동영상에서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란 구호를 외쳤다. 또 비다와 함께 크로아티아 대표팀 출신으로 이번 대회에서 보조코치를 맡고 있는 부코예비치도 “디나모와 우크라이나를 위한 승리”라고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란 구호는 러시아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정치 구호다. 비다는 현재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 디나모 키예프 소속이다. 부코예비치도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정치적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벌인 탓이다. 비다의 발언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상황에 러시아를 향한 복수의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FIFA는 월드컵에서 정치적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경기 출전정지 처분도 받을 수 있다.
비다는 동영상으로 논란이 일자 “아무런 정치적 의미는 없은 농담일 뿐”이라며 “나에겐 디나모 키예프에서 뛸 때부터 우크라이나 친구들이 있다. 다른 뜻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크로아티아축구협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비다와 부코예비치에게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줬다”면서도 “이들의 발언은 월드컵 기간 우크라이나에서 보내준 큰 지지에 대한 응답이었을 뿐”이라고 두둔했다. 다만 부코예비치는 이번 월드컵 대표단에서 제외했다.
한편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는 오는 12일 오전 3시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