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강호’ 우루과이가 ‘개최국’ 러시아의 돌풍을 잠재우고 조 1위로 16강 티켓을 따냈다.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선수 퇴장까지 겪은 러시아는 아쉬움을 남긴 채 16강에 진출했다.
우루과이는 25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의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러시아를 3-0으로 꺾으며 A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우루과이는 전반 10분 만에 ’간판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의 강력한 프리킥 선제골로 러시아의 기선을 제압했다.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수아레스는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러시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차전에서 전반 23분 우승골을 넣은 데 이어 이번 월드컵 수아레스의 2번째 골로 수아레스는 자신의 월드컵 통산 7골(2010 남아공 월드컵 4골·2014 브라질 월드컵 1골·2018 러시아 월드컵 2골)을 득점했다. 특히 수아레스는 1950년대 우루과이 축구 대표팀에서 활약한 오스카르 미게스(8골)에 이어 우루과이의 월드컵 사상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전반 23분 러시아의 데니스 체리셰프의 자책골이 이어졌다.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디에고 락살트가 때린 왼발 슈팅이 체리셰프의 발에 맞고 굴절돼 러시아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는 전반 26분 경고를 받은 이고르 스몰니코프가 전반 36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로 싸워야 했다. 러시아는 체리셰프를 빼고 마리오 페르난데스를 교체 투입했다. 우루과이는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다.
이후 러시아는 10명의 선수가 후반 내내 거친 공세를 펼쳤지만 골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후반 29분 러시아의 아르툠 주바가 상대 팀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의 실수에 이어 동료의 패스를 받아 왼발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득점에 실패하는 등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45분 에디손 카바니가 쐐기골을 터뜨렸고 승리의 여신은 우루과이 쪽으로 확실히 기울었다. 우루과이는 지금껏 수아레스가 골을 넣었던 월드컵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카바니가 골을 넣은 2경기에서는 모두 패했다. 그러나 이날 러시아전에서 카바니가 골을 넣고도 우루과이가 승리해 이른바 ‘카바니의 저주’가 깨졌다.
A조 2위를 차지한 러시아는 내달 1일 B조 1위와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8강행을 두고 다투게 됐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홈어드밴티지를 가장 잘 누릴 수 있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16강전을 펼치게 된 것이 나쁘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그러나 B조에서는 16강 진출을 두고 ‘이베리아반도의 두 거인’ 스페인, 포르투갈과 ‘늪 축구’ 이란이 치열한 경쟁을 다투고 있어 러시아에게는 녹록지 않은 16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조인 사우디아라비아는 A조 3·4위 결정전에서 이집트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