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7개 통일펀드가 올해 들어 15일까지 끌어모은 돈은 약 136억원을 기록했다. 4·27 남북 정상회담 전후로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실제로 통일펀드는 1년 전만 해도 줄곧 환매에 시달렸었다.
분위기가 바뀌었지만, 업계에는 뚜렷한 전략이 없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통일펀드를 내놓은 자산운용사도 신영·하이자산운용 2곳뿐이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 KB자산운용은 뒤늦게 뛰어든 경우다. 해당 자산운용사는 모두 기존 펀드를 남북경협펀드로 다시 만들어 내놓았다. BNK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은 새로 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남북경협주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며 "그래도 추세에 맞추려면 상품을 내놓아야 할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만 통일펀드일 뿐인 상품도 많다. '삼성 통일 코리아' 펀드는 자산 가운데 21%가량을 삼성전자 주식으로 채웠다. 이어 SK하이닉스(3.78%)와 SK(2.93%), 현대모비스(2.65%), SK이노베이션(2.62%) 순으로 비중이 컸다. 모두가 남북경협주로 보기에는 어려운 종목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앞서 주목받았던 녹색성장펀드와 사회책임투자펀드도 성과 부진으로 환매에 시달렸다"라며 "통일펀드도 일정 규모 이상으로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경협주 투자에는 장기적인 안목도 필요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이 비핵화를 마무리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시기별, 단계별로 구분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