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넘친다.”
신태용호가 확 달라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월드컵 첫 경기를 이틀 앞두고 결전지 니즈니노브고로드에 도착한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고, 승리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표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 6월 이후 치른 세 차례 평가전에서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1무2패를 기록했다. 출정식을 겸한 국내 최종 평가전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1-3으로 졌고, 오스트리아 사전캠프 현지에서 가진 볼리비아전에선 0-0 무승부, 세네갈전에선 0-2로 완패했다. 이후 대표팀을 향한 날선 비판의 목소리도 더 높아졌다.
한국은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스웨덴과 조별리그 F조 첫 경기를 치른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독일, 멕시코와 한 조에 속한 한국이 반드시 넘어야 할 첫 관문이다. 객관적 전력에서 스웨덴이 독일, 멕시코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16강 진출을 위해선 승점 3점을 확보해야 할 경기다.
스웨덴전까지 가장 필요한 건 최상의 컨디션 유지다.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무거웠던 몸 상태는 많은 우려를 낳았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심리적인 부분이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패배 의식에 빠져 있으면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없다. 최근 신태용호를 향한 불편한 시선이 선수들을 주눅 들게 만들 수 있다.
신 감독이 ‘자신감’을 강조하며 분위기 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스웨덴전에 ‘올인’을 하며 만전의 준비가 끝난 것도 일조를 했겠지만, 일종의 이미지 트레이닝이기도 하다.
대표팀 선수들도 신 감독의 자신감과 결을 맞췄다. 공격수 황희찬은 국내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감이 넘친다”며 “첫 경기에 맞춰 오랫동안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꼭 1승을 하도록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고, 앞서 수비수 김영권도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까지 스웨덴전은 99% 준비를 마친 단계”라며 “그 단계라면 실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가전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아 잔뜩 찌푸렸던 손흥민도 동료들과 합을 맞추며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되찾았다.
이번 월드컵 초반 이변은 바이킹의 후예들인 ‘얼음 왕국’ 아이슬란드로 꼽힌다. 월드컵 본선 무대 첫 진출국인 아이슬란드는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둬 돌풍을 예고했다.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조금도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F조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은 ‘이순신의 후예들’이다.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될 자격은 충분하다. 스웨덴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고, 선수들도 몸으로 느끼고 있다. 붉은 악마들도 현지에서 응원의 목소리를 높일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