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극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ULCS, Ultra Large Container Ship)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면서 이른바 ‘조선 굴기(崛起·우뚝 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선박공업(中國船舶工業)그룹 산하의 장난(江南)조선이 중위안(中远)해운이 발주한 2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중 1척을 최종 인도했다. 이어 나머지 5척의 동급 컨테이너선도 2019년까지 차례로 인도할 계획이다.
이 선박은 길이 400m, 폭 58.6m, 깊이 33.5m 규모로 최대 항속은 시속 22노트로 설계됐다. 최대 2만1237개의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으며 적재 용량은 19만8000t에 이른다. 갑판 면적만 축구장 4개 넓이에 달한다.
중위안해운은 이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유럽 항로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외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带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의 발전에도 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위안해운이 이번에 인도한 컨테이너선은 적재 능력을 대폭 확대함과 동시에 효율적인 적재와 운반이 가능하도록 기술적 요소를 대거 추가했다. 냉동 컨테이너 적재 수량은 최대 1000개를 적재할 수 있도록 확대했으며, 무인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위험물질 컨테이너도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신 위성통신 설비를 통해 최적의 항로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고 고효율 프로펠러와 엔진으로 연비를 높였다.
중국 정부는 ‘국수국조(國输國造)’ 정책에 따라 자국 해운사와 조선업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수국조 정책의 핵심은 ‘수출입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이 선박은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중국 조선업체는 낮은 인건비와 해양플랜트 역량 강화를 통해 한국 조선업체들의 지위를 서서히 흔들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은 전 세계 물량의 절반(48%)인 7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해 명실상부 조선업계의 최강자로 도약했다.
중국은 남쪽 최대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과 북쪽 최대 조선업체인 중국선박중공(中國船舶重工)과 합병시켜, 핵심기술이 집약된 조선업체를 만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앞서 2016년 2월엔 양대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中國遠洋海運)과 중국해운(中國海運)의 산하 조선소를 통합해 현재 조선업계 3위 업체인 중원해운중공(中远海运重工)을 출범시켰다.
중국 정부가 주창하는 '조선 굴기' 계획과 맞물려 관련 인재를 대거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선박보(船舶报)는 지난 5월 '한국 조선업계의 인재를 대폭 끌어들여 더 큰 발전을 이뤄야 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신문은 "지난 70~80년대 석유위기 당시 한국은 일본의 조선업계 인재들을 대거 유입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며 "중국도 현재 불황에 처해 있는 한국 조선업계의 인재들을 끌어들인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