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PC온라인 게임의 유명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304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블랙홀처럼 수익을 빨아들이고 있다. 또 한번 MMORPG 전성시대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높은 가운데, 특정 장르에 지나치게 편중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구글 플레이에 따르면 매출 순위 상위 5위권 안에 국내 MMORPG 게임들이 포진해 있다. 1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2위는 웹젠의 '뮤 오리진2', 3위는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4위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5위는 넥슨의 '카이저' 순이다.
웹젠의 뮤 오리진2도 간판게임 '뮤' IP를 활용했으며 MMORPG의 재미 요소인 성장과 협력, 대립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다. 특히 모바일 MMORPG에서는 처음으로 활동 서버 밖으로 게임 공간을 넓힌 '어비스'를 구현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웹젠은 이달 중 경마장 등 주요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리니지M의 아성을 뛰어넘는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역시 리니지 IP를 계승한 게임으로, 출시한지 1년 반이 넘도록 장기 흥행중이다. 이 게임은 2016년 12월 출시 1개월만에 2060억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지난해 넷마블을 매출 1위(2조 4248억원) 회사로 등극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현재 △남미 38개국 △아시아 11개국 △일본 △글로벌 54개국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은 전세계 150여 개 국가에서 12종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는 PC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의 모바일 버전이다. 올해 2월 28일 국내 출시 이후 일 평균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일일접속자 수(DAU) 역시 100만명 이상을 유지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넥슨의 카이저는 타사와 달리 새로운 IP를 창조한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유료 재화를 이용한 '1대1 거래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특정 지역에 위치한 일종의 거점인 장원의 소유권을 놓고 길드 간 경합을 벌일 수 있는 '장원쟁탈전' 등으로 기존 모바일 MMORPG와 차별화를 뒀다.
관련 업계는 해당 게임들이 모두 인기 IP를 활용한 3040세대를 타깃으로 한 점을 공통점으로 꼽고 있다. 일각에선 장르 편중이 심화된데 따른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대형 게임사 위주의 시장 재편에 따른 중소 인디게임사들의 신작 발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 일본 등에서는 캐주얼게임이 대세라는 점에서 MMORPG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 잠재 수요자들을 잃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시장 흥행 공식으로 통하는 MMORPG 장르에 대한 경쟁력은 당분간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장르의 IP를 발굴하고 고민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