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낮 12시 30분에 시작한 오찬장에는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오전 확대 회담에 배석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외에 김여정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한광상 당 중앙위 부장이 자리했다.
특히 눈에 띄는 배석자는 노광철 인민무력상이다.
역사적인 이번 회담에 북·미 양측을 통틀어 유일하게 군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낸 그의 역할은 회담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군부 인사인 그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의미 등을 북한 내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노 인민무력상이 핵무기 개발에 관여하는 등 핵에 대해 잘 알고 있어, 회담을 마친 뒤엔 납득할 만한 비핵화 이유를 북한 내부에 전하는 임무를 그가 수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정상 간 단독회담 이후 확대회담을 거쳐 열린 업무오찬에 참석한 노 인민무력상은 함께 자리한 김영철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한광상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전 당 재정경리부장) 등과 같이 북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노 인민무력상은 2015년 7월 인민무력성의 전신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에 취임했으며 2016년 5월 당대회에서 정치국원 후보로 선발됐다. 군부 인사 중 대표적인 온건파로 분류되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군부 핵심 인사로 급부상했다. 그는 북한군의 보급과 핵무기 개발 등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원장도 지냈다.
비핵화가 이번 회담의 핵심의제인 만큼 김 위원장이 앞으로 비핵화 조치를 취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려되는 군부의 반발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은 군부 중심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건설과 핵탄두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개발해왔다.
특히 지난달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조치에 이어 앞으로 예상되는 핵탄두와 ICBM 등의 반출 폐기 과정에서 군부가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는 관측은 계속돼왔다.
또 내부적으로는 북·미정상회담 과정에 북한 군부가 소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읽힌다.
이번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미 양국이 비핵화에 합의하면 노 인민무력상은 향후 합의 이행에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이번 회담 수행원에 군 인사를 참여시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