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의 성장통? “美 기회에 감사, 걱정 없어요”

[이정은. 사진=KLPGA 제공]

“미국 무대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한 이정은6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병행하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겨울 법도 한데, 이정은은 걱정이 없단다. 미국 무대를 경험하고 있는 것만으로 값진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 올해 우승이 없는 이정은에 대한 우려는 기우일까. 이정은은 ‘성장통’을 즐기고 있다.

이정은은 8일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 파인·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S-오일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 공동 11위로 출발했다. 6언더파 선두권과는 2타 차다.

이정은은 지난주 US여자오픈을 공동 17위로 마치고 곧바로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5차례 연장 승부 끝에 김지현에게 져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설욕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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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무난한 출발이었다. 전반에는 퍼트가 잘 떨어지지 않아 버디 1개로 한 타를 줄였지만, 후반에 3타를 줄였다. 후반 첫 10번 홀(파5)에서 보기로 시작했으나 13번 홀(파4)에서 버디로 흐름을 잡은 뒤 16번 홀(파3)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했다.

이정은은 “1라운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스코어”라며 “생각보다 시차적응이 잘 돼 남은 라운드에서 샷과 퍼팅 감만 끌어올리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에 보기를 하면서 좀 다운됐다가 버디가 나오면서 흐름을 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샷 감은 썩 좋지 않지만,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이정은은 “오늘 쳐 보니 체력은 괜찮다. 시차에도 예민한 선수가 아니라서 의식하지 않았다. 여기가 낮이면 나도 낮이다”고 웃으면서 “요즘 샷이 조금 안 좋은데, 체력 때문이 아니라 스윙 매커니즘이 뭔가 안 좋아서 그런 것 같다. 다운스윙과 임팩트가 중요한데 타이밍이 잘 안 맞아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어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이정은은 올해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한 단계 성장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쇼트게임에서 느낀 점이 많다고. 이정은은 “쇼트게임이 한국과 다른 부분이 많더라. 퍼터를 안 잡을 것 같은 곳에서 퍼팅을 하는 선수도 많고, 어프로치 방법도 다들 다르다”며 “어프로치 연습장도 굉장히 잘 돼 있어서 실력이 늘어서 올 것 같다”고 말했다.

US여자오픈 첫날 선두로 출발해 순위가 내려간 것에 대한 아쉬움도 크지 않은 듯했다. 이정은은 “최근 샷이 좋지 않아서 그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며 “미국 투어라고 해서 비거리 때문에 힘들진 않았다. 메이저 대회는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길어서 더 정확하게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올해 우승이 아직 없다. 지난해 4승을 거둔 이정은이지만, 우승에 대한 압박은 없었다. 이정은은 “스스로 되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승이 나오지 않은 건 아쉽지만, 대회 수가 줄어서 우승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대회도 많이 남아 있어서 하반기에 우승 한 번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개의치 않았다.

다만 이정은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부쩍 늘어난 관심이다. 이정은은 “작년에 2년차라서 주변의 아무런 기대치가 없었기 때문에 편안하게 플레이를 하면서 4승을 했던 것 같다”면서 “올해는 부담을 안고 또 성적을 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편안해지면 우승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분까지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올 시즌 첫 우승 기회다. 지난해 준우승으로 의욕도 넘친다. 이정은은 “작년에 너무 아쉽게 연장에서 졌기 때문에 올해 다시 연장 가서 이기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