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농약 고등어탕’여성 구속..올초 부녀회장 재선 후 사퇴..주민들과 갈등 악화한 듯

2018-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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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당했다는 말도 돌고 있어 사건과 관련 있는지 탐문 중”

[사진 출처: 연합뉴스TV 동영상 캡처 ]

경상북도 포항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농약 고등어탕’ 사건 용의자인 60대 여성이 구속됐다.

포항남부경찰서는 23일 마을 주민이 함께 먹으려던 고등어추어탕(이하 고등어탕)에 농약을 넣은 혐의(살인미수)로 이 마을 전 부녀회장인 A(68·여)씨를 구속했다.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21일 오전 4시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1리 마을공동취사장에 몰래 들어가 조리해 둔 고등어탕에 살충제 성분의 농약인 엘산(150㎖)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고등어탕은 매년 호미곶면 10여개 마을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돌문어 수산물축제를 맞아 지역 노인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전날 끓여 둔 것이었다. 올해엔 이 마을 앞 항구에서 21~22일 수산물 축제가 열릴 예정이었다.

부녀회원들은 축제 때 주민들이 먹을 고등어탕을 2개의 양은솥에 끓여놨다. A씨가 그 중 1곳에 농약을 넣었다. 농약이 넣어진 고등어탕은 30여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이날 오전 5시쯤 부녀회장 B씨 등이 고등어탕들을 행사장으로 가져가기 위해 마을공동취사장에 들어섰다 역한 냄새를 느끼고 맛을 봤고 이후 B씨가 구토와 함께 어지럼증을 일으켜 경찰에 신고됐다. B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다행히 이상 증상이 없어 귀가 조치됐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하고 탐문수사를 해 A씨를 사건발생 14시간 만에 체포했다.

경찰은 A씨 집에 보관 중이던 잔여 농약과 범행 시 농약을 담아 옮기고 현장 주변에 버린 용기(드링크병) 등도 확보했다.

감정 결과 A씨가 보관 중이던 농약이 고등어탕에 넣은 농약과 동일 성분임이 확인됐다.

‘뉴스1’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의 집에서 농약병을 모두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고등어탕에 남아있는 농약 의심물질과 성분이 같은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살충제 성분인 '엘산'으로 밝혀졌다. 범행 동기와 농약을 얼마나 넣었는지 조사 중이다”라며 “(범행 배경은)A씨가 마을 부녀회장직을 그만둔 후 새로 선출된 부녀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다. A씨가 '왕따'를 당했다는 말도 돌고 있어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탐문 중이다. 그러나 주민들과의 불화설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최근 부녀회장 교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부녀회장 임기를 마치고 올해 초 재선됐지만 지난달 갑자기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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