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유학중인 31세 베트남 남성 부이쑤안꾸옌(BUI XUAN KHUYEN)은 학교나 집에서 주로 인터넷을 사용한다. 스마트폰 영상전화를 통해서 베트남에 있는 가족과 사진이나 영상을 교환하기도 한다. 인터넷은 주로 책이나 논문, 참고 사항 등 현재 공부하고 있는 연구 활동에 필요한 내용을 다운로드할 때 사용한다.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은 10시간 이상이다.
베트남 젊은이들의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터넷 인프라도 확장되는 추세다. 젊은층의 수요를 바탕으로 베트남이 스마트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 IT 기반 스마트시티 투자 붐...일본, 핀란드 등 주목 베트남은 강력한 정보기술(IT) 인프라 덕분에 최근 들어 훌륭한 '스마트시티' 투자지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경제 전반 현안을 담당하고 있는 주한 베트남대사관 무역대표부의 팜칵뚜엔 상무관은 "베트남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마트 장치만 있으면 연결이 가능하다"며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좋은 정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전했다.
외국 투자도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베트남 부동산 회사인 BRG그룹과 함께 오는 2023년까지 베트남 수도 하노이 인근 지역에 자동운전 버스, IT를 활용한 에너지 절약 기기 등 친환경 설비를 갖춘 스마트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최근 인기 관광지로 부상하는 다낭도 유력한 '스마트시티'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부 지방의 인기 도시인 다낭은 뛰어난 경관과 함께 훌륭한 인터넷 인프라로 인해 스마트시티 조성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넷 브리지에 따르면 핀란드, 네덜란드 등도 다낭 지역 스마트시티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전자상거래 시장 확장 추세...인식 변화 등 숙제도
전자상거래 분야도 연간 35% 이상 성장하는 등 급속하게 확장하는 추세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및 정보통신국(VECITA)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베트남의 1인당 전자상거래 구매액은 160달러로, 2020년에는 350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까지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1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최근 빈 그룹(Vinh Group), FPT, 티키(Tiki) 등 대기업이 잇따라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 개편이 이뤄지는 이유다.
다만 전자상거래에 대한 현지 인식 변화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전체 소매유통 시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아직 도입기에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후불 결제 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데다 불편한 물류체계 등이 시장 성장 걸림돌로 작용하는 탓이다.
인터넷 영역에서 광범위한 정부 통제가 이뤄지는 정부 관행도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보도를 통해 "베트남 정부는 자체적인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플랫폼 개발 계획을 주도하고 있지만 특정 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등 규제와 통제를 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 등 개인 정보를 본인 허락 없이 SNS 등에 올리면 부모라도 고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2016~2020년 전자상거래 개발 마스터플랜'을 통해 전자상거래 물류-네트워크 인프라 및 결제 시스템 구축 계획을 밝힌 상태다. 또 정보통신부(Ministry of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를 신설, 다양한 IT 육성 정책을 도입해 시행하는 한편 국영 이동통신기업 민영화 등 이동통신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강력한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으로 점차 '스마트 사회'로 이동하는 모습에 따라 베트남의 경제적 위치 변화가 감지되는 셈이다. 대부분의 정책은 한국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제2한국'으로 도약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취재 보조 : 응웬민탄 아주경제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