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9일 “이번 정부마저 경제개혁에 실패할 경우,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며 강도 높은 재벌개혁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20만명을 넘어선 '경제민주화 정책지지' 국민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경제정책을 펼 때 국민의 삶과 연결이 돼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사람중심 경제’에 대해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은 개혁의 대상이지만 우리 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다. 재벌 개혁의 목표는 대기업의 생산력을 무너뜨리는 방식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자산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정치민주화뿐 아니라 경제민주화도 국민의 힘으로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은 새 정부 출범 이후, 6개월 내에 강력한 구조개혁을 위한 법률 제정을 통해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기존의 낡은 경제질서는 이미 우리 경제활동 구석구석에 스며 있는 관행인데, 6개월만에 바꿀 수 있겠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분야의 개혁은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조만간 2차·3차 협력업체를 포함한 하도급 분야 대책을 발표하고, 상반기 중 대리점 대책 등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법률 개정과 예산 확보 등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하반기에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의미에 대해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1987년부터 현행 헌법 119조2항에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안정, 소득의 분배, 시장의 지배도와 경제력 남용 방지, 경제주체의 조화’ 등 ‘경제민주화’를 통한 국가 책무가 규정돼 있다.
김 위원장은 “시대마다 균등한 기회, 공정한 경쟁, 공평한 분배 등 세가지 요소 중 어느 것에 가중치를 두느냐가 달라진다“며 ”경제민주화는 세 요소를 우리 현실에 맞게 실현하고, 국민이 신뢰하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0년간 ‘경제민주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에 대해 “목표가 틀린 게 아니라, 수단과 접근 방법이 잘못된 것”이라며 "세계 경제질서의 변화, 인구절벽 위기와 함께 고도 성장기에 누린 낙수효과가 작동되지 않는 국내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접근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청원에는 지난 2월 한 간담회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도 국민 참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발언한 뒤 한달 간 20만7772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