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임직원 숫자가 최근 27년 동안 최저 규모를 기록했다.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진입했고 IFRS17(국제회계기준) 등 건전성 규제 도입이 예고되면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 임직원은 2만5391명으로 전년 대비 2만6890명(5.57%)이나 줄었다. 이는 2004년 2만5412명보다 적은 수준이며, 생보사 임직원 숫자가 집계된 1991년 이후 역대 최저 규모다.
IMF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2004년 이후 다시 증가 추세로 전환됐다. 2004년 이후 외국계 보험사가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인터넷보험사 설립이 이어지면서 임직원 숫자는 3만명 수준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임직원 3만명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고 최근에는 역대 최저 규모로 줄었다.
최근 보험사 임직원이 계속 줄어드는 것은 IFRS17 등 건전성 규제 강화책 도입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대부분 보험사가 자본확충을 위해 대주주에게 손을 벌려야하는 상황에서 임직원 숫자를 늘리기 어려운 탓이다. 지난해 현대라이프생명이나 KDB생명 등 일부 중소형 보험사도 이 같은 차원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원인이다. 1990년대에는 임직원을 고용하고 영업채널을 확충해 신규 고객의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방식이 진행됐다. 당시는 신규 고객 발굴이 어렵지 않았고, 새로운 보험이 계속 개발된 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경제활동 인구 대부분이 1개 이상 보험 상품에 가입한데다, 신규 상품 개발마저 마땅치 않다. 실제 지난 2015년 말 기준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99.7%에 이르는 상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건전성 규제까지 강화되다보니 대부분 보험사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올해는 생보사 임직원 숫자가 2만5000명 이하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