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 보험 계열사가 순이익 확대로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새 회계제도 ‘IFRS17’이 도입된 후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을 보험사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되면서 순이익이 늘었다. 다만 올해 말 결산부터 금융당국이 제지에 들어가며 실적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KB·신한·하나·NH농협) 산하 총 8개 보험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88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6561억원)보다 13.7%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은 은행에서 줄어든 순이익을 보험 계열사에서 상쇄했다. 올해 3분기 KB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4조3953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704억원)와 비교해 0.57% 성장하는 데 그쳤다. KB국민은행이 올해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 8620억원을 쌓은 것이 순이익 둔화로 이어졌다. 그러나 KB손해보험이 3분기 누적 순이익 7400억원을 내며 지난해 동기보다 8.8% 늘어 그룹 전체 실적 개선 흐름을 유지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보험 계열사가 그룹 전체 순이익 성장률을 웃돌았다. 두 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각각 3조9856억원, 3조22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8%, 8.31% 성장했다. 반면 신한라이프의 경우 누적 순이익 4671억원으로 9.2%, 하나생명은 241억원으로 42%의 성장률을 보였다.
보험 계열사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건 지난해 도입한 새 회계제도 IFRS17 효과 덕분이다. 기존과 달리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해지율 등을 가정할 수 있게 된 것이 순이익 등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예컨대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을 높게 잡을수록 보험계약마진(CSM)을 부풀릴 수 있는 것이다.
이날 경영실적을 발표한 삼성생명도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421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6년(2조543억원) 이후 약 8년 만이다. 4분기 컨센서스(시장 평균 추정치) 4114억원을 더하면 올해 순이익은 2조4535억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내놓은 IFRS17 방침에 따라 올해 말 결산부터 대부분 보험사가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을 완납 시점 시 0%에 수렴하는 '원칙모형'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실적이 축소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 보험사가 실적이 크게 성장했지만, 당국의 해지율 방침이 결산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