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학생들 '4.3 수만 명 학살'…정부에 '4.3특별법' 개정 촉구

2018-04-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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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특별법 개정' '4·3역사교육' '4·3정명찾기' 촉구… 4․3해결 한목소리

#올해 제주4·3이 70주년을 맞는다. 그날 무고한 제주 사람들은 동백의 붉은 꽃잎 같은 피를 흘리며 차가운 거리에 쓰러져 갔다. 제주도는 죽음의 땅이 되었고, 살고자 했던 사람들은 진실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 및 제주대 중앙운영위원회, 전국 국공립대학생연합회는 2일 4·3알리기 거리행진 및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땅에서 벌어진 가슴 아픈 참극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상징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미래세대의 대표자들로서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먼저 4·3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4·3특별법은 제주도민들이 이제껏 받아온 상처를 위로해주고, 치유해줄 수 있는 법적, 제도적인 장치”라며 “하지만 국가공권력의 피해자인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에 대한 배·보상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4·3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은 정부의 부당한 공권력 집행이 개인의 삶을 얼마나 철저히 파괴시켰는지 국가가 인정하고, 이들에 대한 피해책임과 위로를 요구하고 있다”며 “4·3특별법 개정은 70여 년의 시간동안 파괴된 삶을 살아야만 했던 4․3희생자와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불법적인 방식으로 자행된,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는 재판으로 수많은 이들이 국가전복을 꾀한 폭도가 되었다. 범죄자로, 빨갱이로 낙인 찍혔다. 당시 군사재판의 무효는 헌법질서 유린행위가 아닌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국가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정부가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에 대한 정당한 책임을 질수 있도록 4·3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제주4·3을 전국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교육환경과 제도개선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제주4·3은 한국전쟁 다음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낳았지만, 우리가 배우는 교과서에는 단 몇 줄로 설명되고 있다”며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7년 7개월 동안 벌어진 일들을 단 몇 줄로 전부 설명할 수 있습니까”고 캐물었다.

이들은 “제주에는 한 마을에 같은 날, 같은 시간, 제사를 치르는 곳이 있다. 살기 좋았던 마을이 어느날 갑자기 ‘초토화’ 되었고, 사람들은 집단 학살을 당했으며 그들의 삶과 터전이 파괴됐다”며 “미처 이름조차 짓지 못한 갓난아이도 포함된 이들의 희생을 과연 단 몇 줄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하고 거듭 요청했다.

이와 함께 더 이상 제주4·3에 이념잣대를 대지 않도록 정명을 찾아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제주4·3은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위한 것도, 한반도 적화통일을 위한 것도 아니”라며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며 통일된 조국건설을 원한 제주도민의 염원이었고, 잘못된 국가폭력에 의해 힘없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학살당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내외를 막론해 수만 명의 사람이 학살당해야 했고, 그 죽음을 인정해야 할 정당한 이유는 없다. ‘좌’와 ‘우’로 이념이 대립됐던 혼란스러운 상황속의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주4·3을 이념 대립의 잣대로 평가하지 말라. 더 이상 제주4․3이 이념잣대로 인해 왜곡되고, 일부 세력에 의해 폄훼되지 않도록 정부는 그 책임의 일환으로 정명을 찾아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4·3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괴롭히고 상처 주는 일부 세력들은 이념공세를 멈추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4・3 제70주년 기념 대학생 4·3평화대행진’에는 4·3의 도화선이 됐던 1947년 3·1사건이 발발한 관덕정 광장에서 출발, 중앙로사거리~남문로사거리~광양로사거리~제주시청까지 직접 구상한 4·3표어 현수막을 들고 걸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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