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도, 나라의 기틀을 새롭게 하는 개헌도 잘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만찬간담회 자리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전환을 앞두고 있다.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걱정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들이 함께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내가 바로 한국인이야', 자긍심을 가지고 사실 수 있도록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상황을 언급하며 "몇 달 전만해도 얼어붙어 있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합의 봄이 찾아오고 있다"며 "이제 곧 남과 북,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연이어 만나게 된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정도 조심스럽고 결과도 낙관하기 어렵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외교적, 경제적 지평을 아세안과 인도양으로 넓히는 신(新)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중에서 베트남은 가장 핵심적인 협력파트너"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은 양국 모두에게 공동번영을 가져올 것"이라며 "신남방정책의 성공을 넘어 동포 여러분이 베트남에서 더욱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수교 25주년을 맞는 한·베트남 협력 관계를 거론하며 "서로 닮은 양국이 손잡은 지난 26년 동안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며 "지난해 양국 간의 교역액 규모는 640억 달러에 달했고, 작년 상호 방문자수는 270만 명으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국이 되었고, 한국은 베트남의 2대 교역국이면서, 최대 투자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더욱 놀라운 것은 양국 국민 간 끈끈한 우정과 협력"이라며 "베트남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과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아시아축구연맹 대회 준우승은 우리의 감독들이 베트남 선수들과 하나의 팀이 되어 이룬 쾌거"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베트남은 이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가 됐다"며 "한 분 한 분이 경제, 문화, 교육,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양국민을 하나로 묶는 큰 역할을 했다"고 참석자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400여명의 동포들이 초대된 간담회에는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신의현 선수와 그의 아내 김희선(베트남 이름 마이 킴 히엔)씨를 비롯해 한·베트남 가정 부부와 자녀, 베트남 관광대사로 활동 중인 화산 이씨 종친, 한국에서 유학 중인 베트남인 관료와 학자, 전 주한 대사 등이 참석했다.
또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박충건 베트남 사격 국가대표팀 감독 등 베트남 스포츠 국가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감독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