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재계에 따르면 오는 22~24일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자열 LG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동행한다. 이번 경제 사절단이 대규모로 꾸려지진 않았지만,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등 민간 금융권 인사는 전무하다.
금융권 홀대론이 또다시 불거진 이유다.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때 금융권에서 아무도 동행하지 않아 이미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논란을 의식한 듯 그 해 12월 중국 방문때는 국책은행 및 주요 시중은행 수장들이 함께 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지주 차원의 주주총회가 맞물린 데다 이번 대통령 방문에 금융 관련 이슈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해외시장 가운데 하나다. 실제 베트남에는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진출해 있다. 다수의 카드·보험사도 베트남에 발을 들였다. 해외시장 활로만 놓고 보면 중국보다 베트남이 더 유리한 상황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대(對)아세안 경제협력정책인 '신남방정책'을 추진 중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번 일정 동행으로 '한·베트남 금융협력포럼' 참석, 베트남 중앙은행과 핀테크 관련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사실 대통령 일정을 다 맞출 필요도 없다. 지난해 방중 때도 대부분의 은행장들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 참석 전후로, 현지 법인을 둘러보는 등 개별 일정을 소화했다.
결국 금융권 내부의 어수선한 상황으로 인해 관련 인사가 경제 사절단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모두 은연 중에 (홀대론을) 느끼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나지만, 대통령 방문 동행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제 사절단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행장은 최 위원장과 함께 포럼에 참석한 뒤 현안을 챙길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