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주요 전자부품 계열사들의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가 의미 있는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기는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가 50% 밑으로 떨어졌다.
수직계열화된 사업구조의 태생적 한계를 벗고 각 계열사들이 기술 혁신과 거래처 다변화,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독자 생존력을 키웠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3년 연속 앞 자릿수를 바꾸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췄다. 2015년 61.8%에서 2016년 58.9%, 지난해 47.8%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매출은 6조83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약 8000억원)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은 3조2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이 늘어난 데다 해외거래선을 다변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수동소자, 카메라모듈, 반도체패키지기판, 고밀도다층기판(HDI),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핵심 제품을 바탕으로 해외 거래선 다변화에 나섰다.
국내(앰코·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오포·샤오미·비보), 일본(신코·히타치), 미국(인텔·스카이웍스), 유럽(루트로닉·에브넷) 등 다양한 거래선을 확보했다.
특히 중국 매출은 현지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성장으로 지난해 2조623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44.0% 증가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삼성전자 관련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10%대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만 해도 삼성SDI의 삼성전자 관련 매출 비중은 20%대였다”며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18~19%의 매출 비중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소형 전지 1위 업체로서의 위상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중·대형전지 제품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 사업은 시행착오 끝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연내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올해 실적개선의 1등 공신은 국내 정부 정책으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ESS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매출의 절반가량인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주요업체가 되면서 공급처 다변화에 성공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관련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특정 고객선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 동남아 등으로 거래처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