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천재들의 귀환…우즈 이어 미셸 위 ‘美 흥행 예약’

2018-03-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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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미셸 위가 4일 싱가포르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경쟁자들을 1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했다. 사진은 이날 승리를 확정하며 주먹을 쥐며 포효하는 미셸 위.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여자 골프에서 낸시 로페스 이후 미셸 위만큼 큰 영향을 주는 선수는 없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재미교포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의 우승을 기다렸다는 듯이 호평을 쏟아냈다. ‘천재 골프소녀’로 불렸던 미셸 위의 귀환을 알리는 메시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복귀에 이어 흥행을 예약한 들뜬 표현이다.
두 천재 골퍼의 ‘건강한 복귀’는 PGA와 LPGA 투어에서 반갑기만 한 소식이다. 미국 내 슈퍼스타가 없던 갈증을 한 방에 날렸다.

오랜 부상에 허덕이던 우즈는 올해 PGA 정규투어에 돌아왔다. 우즈의 필드 복귀만으로도 흥분했다. 사흘 내내 경기를 소화한 우즈는 심지어 건강했다. 지난달 26일 끝난 혼다 클래식에서는 난코스를 요리하며 단독 12위에 올라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우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우즈는 4월 5일 개막하는 마스터스를 목표로 몸을 맞추고 있다. 마스터스에 앞서 PGA 투어 대회 일정도 기존 계획보다 늘렸다. 컨디션이 좋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당장 8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발스파 챔피언십에 나서고, 15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2주 연속 출전한다. 대회 주최 측은 우즈의 깜짝 출전 소식에 주차장을 대폭 늘리는 등 슈퍼스타를 맞을 준비로 분주해졌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 프로암에서 타이거 우즈(미국)가 활짝 웃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LPGA 투어도 바빠졌다. 2014년 US여자오픈 이후 무려 3년 8개월이나 걸린 미셸 위의 우승 때문이다. 미셸 위는 지난 4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에서 끝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머쥐며 LPGA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우승의 순간도 짜릿했다. 18번 홀(파4) 그린 밖에서 굴린 버디 퍼트가 기적처럼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던 선수들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미셸 위는 최종 라운드를 시작할 때 선두에 5타 뒤진 채 출발해 7타를 줄이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미셸 위는 10대 초반부터 ‘여자 타이거 우즈’라는 최고의 수식어를 달며 스타덤에 올랐다. 2009년 LPGA 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 뒤 탄탄대로를 걸을 듯했으나 이름값에 못 미쳤다. 2015년 이후 추락의 길로 접어들며 충격을 안겼다. 미셸 위의 이름은 리더보드 상단에서 사라졌다.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미셸 위는 세계적인 스윙 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와 재회하면서 부활의 가능성을 키웠다. 가장 큰 변화는 퍼트의 감을 되찾은 것.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이룬 것도 극적인 마지막 퍼팅이었다. 미셸 위는 “내 생애 최고의 퍼트”라고 감격했다.

LPGA 투어에서 미셸 위의 우승이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여전히 스타성을 갖추고 있는 미셸 위는 미국 무대를 점령한 한국 선수들의 상승세를 저지할 수 있는 카드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한 박성현과 유소연에게 내줬고, 박성현은 신인 3관왕 타이틀(신인상, 상금왕, 올해의 선수)을 휩쓸었다. 올해도 이미 신인상을 예약한 고진영이 박성현에 이어 신인 3관왕 타이틀을 노리고 있는 불편한 상황이다.

미셸 위에 이어 우즈가 마스터스 이전에 개인 통산 80승(PGA 투어 기준)째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까. 우즈가 돌아온 PGA 투어, 미셸 위가 부활한 LPGA 투어는 흥행 예감에 잔뜩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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