發電공기업, 4차 산업혁명으로 '發展'…드론으로 발전설비 원격점검

2018-03-0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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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 올해부터 전국 모든 사업장에 드론 점검시스템 도입 추진

서부발전, 전남 화순 풍력발전단지 점검에 드론 도입

지난달 28일 한국남동발전 삼천포발전소에서 열린 '저탄장 안전관리용 드론 플랫폼 시범운행' 장면. [사진 = 산업통상자원부]


국내 발전(發電) 관련 공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으로 '발전(發展)'을 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융·복합 기술을 발전소 현장에 적용, 안전한 관리와 작업 효율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드론은 이미 발전소 곳곳에서 제 역할을 뽐내고 있으며, 적용속도도 눈에 띄게 빠르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달 28일 경남 고성 삼천포발전소에서 석탄발전소 저탄장을 관리하는 드론 시범비행을 실시했다.

저탄장(coal yard)은 석탄의 수급 조절을 위해 많은 양의 석탄을 저장해 놓은 곳을 말한다.

축구장 7배 크기에 달하는 남동발전 삼천포발전소 저탄장은 일 6만t가량의 석탄이 반입·반출된다. 이에 따라 필요한 시기에 남아 있는 석탄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 발열량이 높은 석탄은 쌓여 있기만 해도 자연 발화돼 실제 발전과정에서 발전효율이 저하되거나 불완전 연소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드론이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됐다. 남동발전 중앙관제소는 드론으로 촬영하는 영상을 실시간 전송받아 저탄장을 3차원 지도화해(Mapping) 쌓여 있는 석탄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저탄장의 온도분포도도 그려 석탄의 자연 발화도 예측·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범사업의 주목할 점은 특별한 조종기술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간 공공기관 드론 운용인력은 수준 높은 임무수행 능력만큼 누구나 손쉽게 조종할 수 있는 운용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된 드론은 버튼 한번으로 이륙·임무수행·착륙까지의 전 과정이 자동비행으로 진행된다. 공공기관이 필요로 하는 드론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동발전은 실증사업을 토대로 저탄장 안전관리에 드론을 활용하고, 성능을 지속 보완해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여수·영흥 등 다른 발전소에도 특성에 맞는 드론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제주도 해안 일대에서 운영 중인 제주 해상풍력단지에 강력한 바닷바람을 견디면서 풍력발전 설비를 점검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드론시스템 개발 등도 추진 중이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2020년까지 관련 연구개발 투자와 운용인력 양성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에너지시설 점검·관리 등에 드론 상용화가 빠른 속도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역시 드론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전은 이달 중 전국 곳곳에 위치한 대규모 전력설비 점검 전반에 드론을 도입할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드론이 정밀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자동비행할 수 있도록 드론길 및 자동점검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37대의 드론을 보유한 한전은 2019년까지 30대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한국서부발전이 드론을 활용해 전남 화순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 한국서부발전]


한국서부발전은 이미 전남 화순 풍력발전단지 점검에 드론을 도입했다. 

드론이 70~90m 상공을 비행하며 고성능 카메라로 촬영하는 영상을 충남 태안 본사로 실시간 전송해 △블레이드 △기둥 연결부 △터빈 상태 등 풍력발전기 외부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드론 활용 실시간 영상전송 기술을 보완·개발, 신재생설비 원격 합동점검 기술 사업소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자동 좌표 비행기술을 응용한 신재생발전설비 점검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SK건설과 서부발전 등이 추진 중인 라오스 수력발전소 프로젝트에도 드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수출용 전기를 송전하기 위해서는 550m 폭의 메콩강을 가로지르는 송전선로 건설이 필요했다. 그러나 메콩강 물살이 워낙 거세 기존 바지선 활용이 쉽지 않았다.

이에 국내 발전소 안전점검에 드론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서부발전과 SK건설은 드론으로 바지선을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송전선을 철탑 사이로 연결하는 작업에 드론을 활용한 신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서부발전은 드론을 활용해 안전사고를 막은 것은 물론, 프로젝트 기간도 3개월이나 단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드론은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업 모델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운용경험을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시설 관리분야에 드론의 경제성은 상당 부분 검증됐으며, 빠른 상용화와 함께 해외진출에도 매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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