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부재’ 뉴롯데 이대로 좌초되나

2018-02-19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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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위 꾸렸지만 신동주 반격 등 경영권 분쟁 재발 우려

10조원대 해외투자·M&A 올스톱…辛 회장, 설 연휴 구치소서 홀로 보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 구속된 1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 호텔 건물에 게양된 사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법원은 신 회장에게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된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018.2.13 [연합뉴스]


신동빈 회장이 지난 13일 법정구속 되면서 창립 51년만에 처음으로 ‘총수 부재’ 사태를 맞은 롯데그룹의 경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 회장의 오른팔이자 그룹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앞세운 롯데 비상경영위원회가 14일 가동되면서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지만, 그동안 신 회장이 추진해온 ‘뉴롯데’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재계의 중론이다.
당장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신 회장의 실형 선고 다음날 “한국과 일본 롯데의 대표자가 범죄행위로 유죄판결을 받고 구치소에 수감된 것은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태”라며 “신동빈 회장은 즉시 사임·해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이번 1심 재판뿐 아니라 지난해 12월 업무와 관련된 영역 및 배임 혐의로 징역 1년 8개월, 집행 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도 강조하며 경영권 복귀 의욕을 내비쳤다.

게다가 2015년 신 전 부회장이 광윤사의 지분 50%이상을 갖도록 한 2015년 주주총회 효력을 중지해달라며 신동빈 회장이 일본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도 지난달 25일 기각됐다.

신 회장은 “당시 결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일본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신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때문에 롯데 경영권 향방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주사인 광윤사는 사실상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롯데홀딩스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 주요 주주이며 신 회장의 지분율은 1.4%에 불과하다. 다만 신 회장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과 함께 롯데홀딩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롯데 측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경영진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그룹 회장직 유지 등과 관련한)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이 신동빈 롯데 회장의 구속에 따른 부재 상황을 틈타, 경영 복귀를 노리고 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외적으로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우려된다면, 내적으론 신 회장이 강조해온 ‘뉴롯데’ 경영비전이 올스톱 될 위기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1순위 현안인 호텔롯데 상장은커녕 해외사업 확대, 대규모 M&A(인수합병) 등 신 회장이 ‘원리더’로서 이끌어온 사업의 향배를 모두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해외사업의 경우,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제3의 길로 모색하던 동남아, 유럽, 러시아 등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던 차여서 신 회장의 부재에 따른 차질은 더욱 클 전망이다.

여기다 롯데면세점이 어렵사리 특허를 재획득한 월드타워점 사업권도 박탈될 위기다. 신 회장의 1심에서 ‘부정한 청탁’이 인정됨에 따라, 관세청은 재판 직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취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법상 특허신청 업체가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취소가 가능하다.

한편 구속 수감된 신 회장은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홀로 설 연휴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15일부터 사흘간은 일체의 면허를 불허하고 18일 하루만 ‘설 명절 접견일’로 지정했다. 이에 신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 등 가족들이 일본에서 건너와 이날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회장이 구속 다음날인 14일 황각규 부회장과 송용덕 호텔 및 서비스BU장, 허수영 화학BU장, 윤종민 롯데지주 HR실장, 류제돈 롯데지주 전무 등이 변호인단과 함께 구치소를 찾아 신 회장을 짧게 면회했다. 이날은 신 회장의 63번째 생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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