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체계를 연구자 중심으로 확 바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차 산업혁명 기술혁신 선도국가 실현을 위해 수립한 ‘I-Korea 4.0: ICT R&D 혁신전략’을 30일 발표했다.
특히 그간 지속해온 정부주도 추격형 경제성장 패러다임의 한계를 반성하고,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에 발맞춰 ICT 기술혁신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지난 30년간 정부 주도의 ICT R&D는 국가 경제성장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과거 성장 패러다임에 입각한 R&D는 정부와 민간의 비효율적 중복투자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정부 R&D에 의존하는 한계기업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부 주도의 하향식 기술개발 체계와 R&D 프로세스 전 단계에 걸친 정부의 세세한 개입은 연구자의 자율과 창의에 기반한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ICT R&D 혁신전략’은 이와 같은 정부 만능·간섭주의 R&D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R&D와 관련한 권한을 연구자에게 과감하게 이양하기로 했다. 시장과 경쟁하는 R&D가 아닌 정부 고유 목적에 충실한 R&D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우선 정부는 ICT R&D로 해결해야 할 문제설정에 집중하고, 연구자가 직접 문제해결에 필요한 기술·예산을 결정하고 연구개발하는 방식으로 정부-민간의 ICT R&D 역할을 재정의한다.
무엇보다 단기 상용화 기술이 아닌 민간에서 쉽게 할 수 없는 도전적·고위험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이를 위해 연구자가 장기간 한 분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연구환경 조성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고위험·불확실 분야의 신규투자를 2022년까지 35%수준(2017년 6.2%) 으로 끌어올리고, 장기적 기술축적이 가능하도록 분야별 전문연구실을 10년 이상(기존 평균년수 3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국민생활문제(사회문제) 해결형 R&D를 강화해 ICT R&D 역할을 확장한다. R&D 관련 고용창출을 위해 고용우수기업 가점 등 ICT R&D 체계를 고용친화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전략에 포함된 추진과제들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세부실행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이번 혁신방안이 연구현장에 차질 없이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