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카드사 1인당 평균 임원보수는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카드 임원 보수는 3억2400만원으로 전년동기 1억5900만원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롯데카드는 4억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억9300만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고, 삼성카드도 1억9500만원에서 5억900만원으로 늘어났다. KB국민카드도 7200만원에서 1억500만원으로 상승했다.
이 중 신한카드는 전임 위성호 대표의 장기성과급 지급으로 다소 금액이 높아졌으며, 삼성카드는 급여 수준이 높은 등기이사가 1명 늘고 급여가 낮은 사외이사가 한명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임원 수 변동이 거의 없었다.
반면 현대카드 3억4200만원에서 1억7500만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하나카드가 1억1800만원에서 8400만원, 우리카드가 1억200만원에서 9700만원으로 다소 줄었다.
이처럼 카드사 임원 급여가 크게 증가한 것에 대해 금융권은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시각이다.
최근 몇 년간 가맹점수수료율 인상이 계속되자 카드사들은 "정부의 '관치'가 카드사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 등 8개 전체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순익은 4196억 원으로 전년 동기(5246억 원) 대비 20.0%나 감소했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7곳의 실적이 악화됐다.
특히 롯데카드의 수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 2016년 156억 원이던 순익이 지난해 3분기에는 267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 역시 3분기 순익이 14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7% 감소했다. 삼성카드와 국민카드의 순익도 각각 6.3%, 2.1% 줄었다. 이 외에 우리카드(-38.1%)와 비씨카드(-22.1%), 현대카드(-12.9%) 모두 실적이 나빠졌다.
이같이 20% 가까이 수익이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임원들의 보수는 오히려 2배 이상까지 끌어올리자, 카드사들의 경영 행태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몇년 안에 망하는 카드사가 나올 것이라는 등 앓는 소리를 하던 카드업계가 임원들은 돈잔치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직원들의 희망퇴직까지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경영행태가 계속된다면 '관치'에 대한 카드사들의 불만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