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1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도 무역·통상 전쟁이 벌어질 것임을 암시했다.
트럼프는 또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대화 테이블에) 앉을 것이다. 그러나 앉는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되길 원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러시아가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북 제재에 중국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나, 러시아는 미국을 전혀 돕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중국의 빈자리를 메우며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와의 1시간 가까운 인터뷰에서 무역·통상 문제에 대한 자신의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지만 중국이 미국을 공정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며 "지적재산권 침해와 관련, 중국에 대한 무역조치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 기업에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를 도난당하면서 수십억 달러의 기술과 대규모 실업 등 손해를 본 만큼 중국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 결과 등 관련 내용은 오는 30일 연두교서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조치의 일환으로 언급된 '막대한 벌금'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의 미국 지적재산권 도용에 대한 수사를 승인한 1974년 무역법은 중국이 정책을 바꿀 때까지 중국 물품이나 기타 무역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큰 손해에 대해, 여러분이 생각하지 못했던 수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 규모가 크다고 말하면서도 그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어떤 방식으로 벌금이 부과될 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알루미늄,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한 미국의 조치에 따라 무역전쟁이 발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무역전쟁이 발생한다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입 중단설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무역문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세탁기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한 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 산업을 파괴하면서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내용을 검토한 뒤 내달 2일께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