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을 지속하는 가운데, 채권 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채권 금리가 올라가면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CNN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올릴 경우에는 주식시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세금 감면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 속도 역시 다소 둔화할 수 있다.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기업의 투자자금 대출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때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는 "감세는 재정적자 규모를 더욱 키울 것"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채권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대표이며 채권 업계의 거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역시 그동안 채권 시장은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부양으로 버텨왔다고 지적하면서, 통화당국이 채권 구매를 줄이면서 시장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S&P 500이 20%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건들락은 올해 채권 시장의 부진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지난해처럼 강한 상승세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세금 감면은 인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미 주식도 상승하고, 경제성장도 공고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이뤄지는 경기부양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BNP파리바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모티머-리(Paul Mortimer-Lee)는 1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현재 2.54% 수준에서 연말에는 3% 정도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티머-리는 "감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완전 고용 수준으로 경기가 좋은 상황에서 경기과열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금리의 상승이 계속될 경우, 미국인들의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자동차 대출, 기업 대출 등의 비용이 증가할 우려가 크다고 CNN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