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이 된다. 바른정당이 된다.” 지난해 1월 24일 남경필 경기지사는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진행된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 도중 연단에 올라 큰 목소리로 외쳤다.
이어 지난해 5월 4일에는 “바른정당이 태어난지 백일이 됐다. 이제 힘든 걸음마를 뗀 셈이죠”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또 “저 또한 실패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며 1년 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바른정당을 실패로 규정한 남 지사는 자유한국당 복당을 택했다. 그는 기자회견 대신 택한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고사 직전의 위기에 빠진 보수를 살리기 위해 또 한 번 정치적인 선택을 하려 합니다”라고 밝힌 것이다
이 말에 앞서 “허약하고 분열된 보수를 건강하게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그 첫걸음이 제 1야당이자 보수의 본가인 자유한국당의 혁신”이라며 1년 만에 말을 바꿨다.
남 지사는 인물난에 고심 중인 자유한국당에서 경기지사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연임에 도전하는 남 지사에게 바른정당 후보보다는 ‘보수진영 경기지사 후보’라는 타이틀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이번 복당은 지난해 2월 남 지사 스스로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후보 단일화는 곧 ‘국정농단 세력과의 단일화’”라고 했던 주장을 뒤집은 것이다.
또 ‘정치 철새’라는 꼬리표도 달게 됐다. 불과 1년전 “바른정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새 정치를 향한 이 길을 포기할 수 없다”라며 새 정치를 갈구하던 그가 선배 정치인들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