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이 뽑은 별별 명장면] '신과함께-죄와 벌' 눈물의 '대법관신'이 완성되기까지

2018-01-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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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욱이 뽑은 '신과함께' 명장면은 '대법관 신'이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76번째 타자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덱스터스튜디오·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히든카드 김동욱이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은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저승세계를 완성해냈다. 이번 작품에서 김동욱은 정의로운 망자 자홍(차태현 분)의 동생이자 억울한 죽음으로 원귀가 된 수홍 역을 맡여 열연을 펼쳤다.

“저승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찾아가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어요. 대법관복을 입고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는 장면이요.”

김동욱이 꼽은 명장면은 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신으로도 유명하다. 억울한 죽음으로 원귀가 되었던 수홍이 삼차사의 도움을 받아 원한을 풀고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꿈에 나타나는 장면이다.

형 자홍과 인연을 끊은 수홍은 어려운 살림에도 살뜰히 어머니를 챙기며 사법고시를 준비한다. 오랜 꿈을 뒤로 한 채 입대해 제대까지 한 달여도 채 남기지 않은 병장인 그는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아 억울한 마음에 원귀가 된다. 하지만 저승 법을 어기면서까지 그를 돕고자 하는 삼차사에게 고마움을 느낀 수홍은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인사를 전하고 저승에 가겠다고 약속한다. 어머니의 꿈속에 나타난 수홍은 삼차사를 “부하 직원”이라 소개한 뒤, 자신은 대법관이 되어 저승 세계에 간다고 거짓말한다. 이 장면은 김동욱의 감정 연기 및 완벽한 수화 연기가 돋보이는 장면. 관객들이 ‘눈물 폭탄’이라고 꼽을 정도로 감정이 북받치는 신이기도 하다.

“준비를 정말 많이 했어요. 짧은 장면이지만 극 중 사용하는 수화가 어색하지 않고 감정에 방해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했거든요.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했어요. 제가 수화를 하고 대사를 하면서 다음 동작을 떠올린다면 감정이 깨져버리지 않겠어요? 말하면서 다음 단어의 동작을 떠올리지 않을 정도로 몸에 밴 것처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했죠.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김용화 감독은 김동욱에게 “아이 같은 수홍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고. 형 자홍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분투하며 일찍이 어른이 되어야 했던 수홍인만큼 대법관 신에서 수홍의 아이 같은 면이 도드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어머니를 보살피고, 군대에서는 원 일병(도경수 분)을 보호하려고 하는 등 수홍은 어른스러운 모습이 많이 비쳤어요. 감독님은 제게 ‘형 같은 모습보다 아이 같은 수홍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가 엄마 앞에서 말하듯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죠. 그 말이 상당히 공감됐고 와 닿았어요.”

영화 ‘국가대표’부터 이어진 김용화 감독과 김동욱의 ‘찰떡 호흡’은 ‘신과함께’를 통해 완성된 셈. 김 감독이 제안한 대로 김동욱은 아이 같은 수홍의 모습을 표현했고 그 결과 많은 관객의 공감과 감정을 자극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제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했어요. 원귀로 시작해서 이승과 저승을 어지럽히고 또 나름대로 스토리를 쌓아서 마지막에 떠나기까지 관객들로 하여금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만들어야 했죠. 거기다 자홍이 쌓아온 스토리를 방해하면 안 됐고, 드라마를 극대화하는데 도움을 줘야 했어요. 대본을 보면서 역할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배우들이 탄탄하게 쌓아온 감정을 무너트리지 않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어요. 대법관 신 또한 그런 부분 중 하나고요.”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이라면 누구나 김동욱의 이름을 검색해 볼 정도로 김동욱의 대법관 신은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다. 김동욱의 고민과 까다로운 감정 표현이 필요했던 대법관 신은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러닝타임 139분, 관람등급은 12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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