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위안부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를 문병했다.
문 대통령은 김 할머니를 만난 자리에서 쾌유를 기원하는 동시에 한일 정부 간 '12·28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만큼 이 문제를 푸는 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위안부피해 할머니들과 청와대에서의 오찬을 앞두고 김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한 탓에 오찬에 불참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인사를 하러 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할머니들께서 잘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할머니들 모두 청와대에 모시려 하다가 오늘에야 모시게 됐는데 김 할머니께서 못 오신다고 해서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할머니에게 "지난 정부의 합의가 잘못됐고,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과거 정부가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사실이니 양국관계 속에서 풀어가야 하는 게 쉽지 않은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머니들의 말씀을 듣고자 청와대에 모셨는데 할머니들께서 건강하셔서 싸워주셔야 한다"며 "할머니께서 쾌유해 건강해지시고 후세 교육과 정의와 진실을 위해 함께해주시기를 바라는 국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께서 바라시는 대로 다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정부가 최선을 다할 테니 마음을 편히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김 할머니는 "총알이 쏟아지는 곳에서도 살아났는데 이까짓 것을 이기지 못하겠는가"라며 "일본의 위로금을 돌려보내고 법적 사죄와 배상을 받아야 우리가 일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김 할머니는 "복잡한 시기의 어려운 일인 만큼 우리가 정부를 믿고 기다려야 하는데 우리도 나이가 많으니 대통령이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힘써달라"면서 "내가 이렇게 누워 있으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병문안을 마치면서 김 할머니에게 대통령 사인이 들어간 손목시계와 김 여사가 마련한 목도리, 장갑을 선물했다.
박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김 할머니는 (외교부) TF의 (위안부합의) 조사 결과와 이후 대통령의 메시지를 듣고 '문 대통령은 다르다. 역시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고 관계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